[뉴스토마토 최하나기자] 가격 인상 모멘텀에 관련 종목의 주가가 움직이고 있다. 특히 오랜기간 동안 가격을 올리지 못했던 제품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대표적으로 담배, 라면 등이 꼽힌다. 담배는 2004년 말 이후 가격 인상이 없었고, 라면은 2011년 이후 가격이 오르지 않았다.
증권가에서는 이들 제품들의 하반기 가격인상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가격 인상이 중장기적으로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져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기대감으로 오른 부분이 있기에 구체적인 가격 인상 근거가 나오는 것을 확인하고 접근하는 것도 유효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자료제공=통계청, SK증권)
대표적으로
KT&G(033780)를 볼 수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T&G의 주가는 지난 12일 전 거래일보다 3.03% 올랐다. 11일 보건복지부가 담배세금을 갑당 최소 800원 이상으로 대폭 올리는 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연초대비로는 주가가 16% 넘게 올랐다.
이에 전문가들은 담배세 인상이 KT&G의 주가에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담배세금 인상이 경쟁품과의 가격 괴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경쟁사는 제품가격을 지난 2011, 2012년에 갑당 200원씩 올렸지만 아직 KT&G는 가격을 올리지 않았기에 중저가라인 소비자가격을 갑당 200원 올릴 경우 주당순이익(EPS)은 현재 전망대비 8.4%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제공=KT&G, 한국투자증권)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도 "불확실성이 많지만 10년간 세금 인상이 없었고, 정부의 재정지출 재원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에서 담뱃세 인상가능성이 있다"며 "세금인상으로 인한 가수요까지 최대로 반영할 때 KT&G의 올해 연간 EPS는 15~20% 수준의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차 연구원은 또 "여기에 2분기 대규모 가수요가 발생할 경우 이를 대폭 웃도는 일시적인 실적 개선 가능성도 있다"며 "보수적 관점에서 현재의 밸류에이션이 적정 수준이라고 할 경우 목표주가는 현재 수준에서 평균적으로 20% 정도 상향 가능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기대감에 먼저 베팅하기보다 실제 가격 인상을 확인하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차재헌 연구원은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과 국회 법안 통과라는 절차를 감안할 때 세금인상에 대한 보다 확정적인 증거가 나오기까지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단, 추가적인 세금인상 근거가 발견될 경우 주가가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식품업계도 가격 인상을 기대하고 있다. SK증권은 음식료업종 전반에 걸친 이익 개선 추세 가운데 주가 차별화를 가져올 가장 큰 변수로 가격 인상을 꼽기도 했다.
김승 SK증권 연구원은 "상반기는 이익결정 변수들의 우호적인 움직임으로 인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주가를 움직였다면, 하반기는 실적 개선 기대감이 실제 이익 개선으로 연결되는 시기일 것"으로 전망했다.
(자료제공=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이미 지난해부터 우유, 빵 등의 제품가격 인상이 진행된 만큼 특히 이번에는 비교적 변동이 없었던 라면가격 인상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표적인 라면주인
농심(004370),
삼양식품(003230),
오뚜기(007310)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종목은 연초대비 주가가 10~20% 오르는 등 주가 흐름도 견조하다.
김승 연구원은 "원재료 가격 안정화 추세로 가격인상 유인이 다소 약하지만 다른 음식료업체의 가격인상 러시에도 불구하고 3년동안 가격 인상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해 하반기 라면가격 인상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농심의 경우 라면이 총 매출액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만약 라면 매출 비중 50%에 해당하는 제품에 대해 5%의 가격인상을 가정할 경우 25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증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유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농심의 기존 라면 제품의 가격 인상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6%의 가격 인상이 단행되고 판매량이 2% 하락한다고 가정할 때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1%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외에도 최근 돼지고기 가격 급등에 햄 가격 인상 소식도 들려온다. 2011년 이후 처음으로 평균 9% 정도 가격이 오를 전망이다.
롯데푸드(002270)와
CJ제일제당(097950)이 가격 인상을 결정했고,
동원F&B(049770)는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에게는 부담스러운 소식이지만 전문가들은 식품업체의 제품 가격 인상이 수익성 개선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험업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규제개혁 논의에 따라 보험료 가격 규제 완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신승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현대 자동차와 장기부문 보험료의 경우 보험사가 자유롭게 산정하지 못해 수익성에 가장 큰 부담요소"라며 "논의를 통해 보험료 자율화가 되는 경우 예상되는 이익개선은 자동차부문이 32%, 장기부문이 5.6% 내외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