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두산 투수 유희관(28)이 최근 부진한 모습을 완벽히 씻지 못했다. 결국 승리투수에 오를 요건을 채우지 못한 상황에 마운드를 떠났다.
유희관은 1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서 101개 공을 던지며 '4.2이닝 7피안타 5볼넷 1탈삼진 3실점(3자책)'의 부진한 기록을 써냈다.
유희관이 오현택에게 마운드를 넘겨준 때는 2사 1, 3루 실점 위기다. 오현택이 자신의 첫 타자인 이지영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유희관의 실점은 3점에서 멈췄다. 유희관에겐 그나마 다행이었다.
올시즌 '6승2패, 평균자책점 4.82'를 기록한 유희관은 삼성 상대 올해 이전 경기에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4월15일 경기에는'8.2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1실점' 기록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했지만, 지난달 9일 경기는 '6.2이닝 11피안타(4피홈런) 1볼넷 1탈삼진 8실점' 기록으로 한 경기에서 가장 많은 홈런과 탈삼진을 내줬다.
두 번의 기록이 전혀 다르기에 이날 경기에 그의 활약상은 예측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결과는 부진한 경기의 기록을 더욱 많이 이었다. 대량실점은 막았지만 승리투수의 요건은 만들지 못했다.
이날 유희관은 첫 이닝부터 다소 불안했다. 1사 이후 박한이와 최형우를 맞아 각각 볼넷과 안타을 내줘 2사 1, 2루 실점 위기에 몰렸다. 채태인을 1루수 땅볼로서 처리해 실점은 막았다.
유희관은 2회 또한 1사 이후로 박해민과 이지영에게 볼넷과 중전안타를 허용하며 위기에 몰렸다. 나바로에게 볼넷을 주며 만루를 만들었지만, 박한이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으며 이닝을 마쳤다.
2회에 칸투가 선제 솔로포를 쳐낸 두산의 리드 상황을 유희관은 끝내 지키지 못했다. 3회 1사 이후 최형우를 2루타를 내주면서 루상 주자를 쌓은 후 다음 타자인 채태인에게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홈런을 건네준 것이다. 순식간에 '1-0'의 리드가 '1-2'로 바뀌었다.
유희관은 4회에도 실점했다. 선두타자 이지영과 뒤이은 김상수의 우전안타·희생번트로 1사 2루 실점 위기에 놓인 상황에 나바로에게 좌중간 2루타를 내주며 실점한 것이다.
5회에도 유희관의 위기는 계속됐다. 유희관은 선두타자 최형우에게 유격수의 왼편으로 떨어지는 내야안타, 채태인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이승엽을 병살타로 처리하면서 위기를 넘기는 듯 싶었다. 그러나 2사 3루 상황에 타석에 올라선 박해민에게 볼넷을 내줬다.
결국 두산 벤치의 인내심에 한계가 왔다. 유희관은 오현택과 교체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