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하나기자] 이라크 사태가 내전 상황으로 악화되면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우리 주식시장에도 이라크 정정불안이 변수로 떠오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라크 사태가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심리적인 불안 요인이고, 단기 변동성 확대 재료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지난 13일 코스피 지수의 낙폭이 과대했고, 지수는 하락폭을 만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전 거래일보다 1.03% 하락했던 코스피 지수는 16일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4포인트(0.14%) 오른 1993.59에 마감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라크 내전 문제가 당분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외국인의 매도와 코스피 조정을 지속시키는 요인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지난 금요일 외국인이 22일만에 순매도하며 코스피지수가 1% 하락했지만 이날 아시아 증시에서 외국인이 대부분 순매수를 나타냈기에 국내 증시의 외국인 매도 전환이 이라크 문제에서 왔다고 평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이라크 사태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기업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준다면 동아시아 증시가 동반 하락했어야 옳다"며 "그러나 다른 증시의 금요일 반응을 보아서는 이라크 사태가 지난 주 하락의 원인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금요일 대만 증시는 0.1% 하락에 그쳤고, 중국은 0.9% 상승했다. 에너지에 우리보다 민감한 일본 증시도 0.5% 상승했다.
변준호 BS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라크 내전 확대와 장기화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여 국내 증시가 받을 수 있는 영향 역시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 이유로 미국의 개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치지 않고 있으며 경제 지표 개선 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한 점 등을 꼽았다.
또한 과거 중동 리스크 사례를 떠올려 볼 때, 경험상으로도 코스피 지수는 하락 이후 반등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라크 전쟁과 리비아, 시리아 사태 등 과거 사례를 분석한 결과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촉발에 따른 국내 주식시장 영향은 단기적으로 코스피 지수가 평균 2% 하락했지만, 1~3일 뒤 낙폭 만회의 움직임을 보였다"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는 시기보다는 불확실성만 완화되어도 주식시장은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자료제공=블룸버그, 우리투자증권)
그는 "이라크 악재가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우리 주식시장이 과대 반응했다는 점에서 코스피 지수는 추가 하락보다는 하락폭을 되돌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라크 내전에 따른 국내 증시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이에 따른 조정은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 내전에도 불구하고 국제 유가가 상승 추세로 전환할 가능성은 높지 않고, 또 중동 불안에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낸다면 최근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요인이 됐던 원화강세 우려를 완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급 측면에서의 유가 급등세가 나타날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의견이다.
박석현 연구원은 "이라크 내전 상황에 따른 원유 수급 불안에 국제 유가 급등 우려가 높아졌고, 내전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유가 불안정성은 지속될 수 있다"며 "하지만 대체재 부각과 수요 안정 등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생산 능력이 유지되고 있고, 이라크 유전의 상당 비중이 정부 영향력 아래에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원유 수급 구조의 실질적인 악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병연 연구원도 "이라크 사태가 진행중이지만 이라크의 석유 수출 대부분은 남부 지역으로 단기간 공급에 차질이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또한 미국의 전략적 비축유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원유 생산량도 사상최고치에 근접해있는 등 유가 급등이 장기화 되지 않는다면 충분히 대처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료제공=블룸버그,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우리투자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