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하나기자] 내수 부진이 지속되면서 같은 업종 내에서도 다른 성장 모멘텀 찾기가 분주하다. 대표적인 것이 의류업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1월2일)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섬유의복업종지수는 6.75% 올랐다. 같은기간 코스피 지수가 연초대비 1.09% 하락한 것에 비하면 양호한 흐름을 보인 것이다.
특히 섬유의복 업종 안에서 업체별 특성에 따른 주가 차별화 현상이 뚜렷했다.
대표적인 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OEM) 의류업체인
한세실업(105630)은 연초대비 38.14% 오르며 선전했다. 한세실업은 이날도 전날보다 1.13% 올랐고, 장중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OEM 업체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앞으로도 내수 업체보다는 OEM 업체와 해외 모멘텀이 있는 기업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초이후 주요 의류업체들의 주가 추이를 보면 OEM, 해외 모멘텀, 내수업체 순으로 수익률이 좋았다"며 "2분기 현재 업종 전략으로도 양호한 실적과 성수기 효과를 고려해 OEM, 해외 모멘텀, 내수 업체 순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OEM 대표업체인 영원무역과 한세실업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11.2%, 9.2%와 10.5%, 69.2%의 성장이 전망된다"며 "2분기에도 오더가 1년전보다 10% 이상 늘고 있어 양호한 실적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3분기에도 내수 보다는 OEM과 해외 모멘텀 업체의 선전이 예상된다"며 "특히 OEM 업체에게 3분기는 성수기로 2분기 현재 두 자릿수 오더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3분기 OEM 업체들의 매출은 평균적으로 전년대비 13.2%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9.5%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또 "OEM업체의 경우 주가 상승과 함께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 역시 높아진 상태지만 해외 동종업체들에 비하면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지 않다"며 "성수기를 한달여 앞둔 OEM업체들의 주가 흐름은 당분간 견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영증권 역시 OEM 업체에 주목했다. 제 2의 한세실업과 영원무역을 찾을 시점이라며, 섬유의복업 후방업체에 대한 긍정적인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기존 사업의 안정성과 신성장동력을 확보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베트남 사업 환경의 수혜가 예상되는 태평양물산과 경방, 일신방직, 동일방직 등을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저가 유명 브랜드의 수요 증가 등으로 바이어들이 전 세계에 소싱기지를 발굴 중"이라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에 소재한 OEM 의류업체들이 조명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연구원은 "미국 수입의류액 가운데 중국으로부터의 수출 비중이 줄고 베트남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OEM업체의 핵심인 품질과 납기, 생산능력에 있어 우리업체들이 여전히 경쟁 우위에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 바이어들이 베트남 생산기지로 몰리는 이유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기대감 때문인데 이처럼 베트남의 섬유산업 환경이 우호적"이라며 "베트남 현지 생산을 요구하는 바이어의 목소리도 높아지면서 국내 업체들의 진출도 적극적"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초 경방은 베트남에 최신 설비 투자를 진행했다. 이어 일신방식과 동일방직도 베트남 진출을 결정한 상황이다.
서 연구원은 "내년부터 이들 업체는 국내 보유 설비의 최대 70%에 이르는 생산능력(capa)을 베트남에서 가동하게 된다"며 "베트남에서의 면방업은 국내의 1/10 수준에 불과한 인건비와 물류비 절감, 바이어와의 협상력 강화 등으로 국내 면방업을 웃도는 이익률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태평양물산도 고수익의 안정사업인 우모사업을 바탕으로 베트남을 중심으로 구성된 의류 OEM 사업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기업가치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초이후 섬유업체 주가 등락 비교차트(자료제공=대신증권 홈트레이딩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