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을 놓고 격돌했던 박원순 서울시장과 새누리당 정몽준 전 의원이 19일 선거 이후 첫 만남을 가졌다. 박 시장의 요청으로 진행된 이날 만남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박 시장과 정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시장실에서 가진 만남에서 덕담을 주고받으며 선거운동 당시 쌓인 앙금을 풀기 위해 노력했다.
박 시장은 이날 시장실을 찾은 정 전 의원을 시장실 입구에서 맞이하며 "고생하셨다"고 말을 건넸다. 이에 정 전 의원도 "축하한다. 고맙다"고 화답했다.
이들은 시장실로 들어가서도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덕담을 주고받았다. 정 전 의원은 박 시장의 백두대간 종주 경험에 대해 자세히 물으며 "대단하시다. 시장님은 (당선)되셔서 못하시니 제가 해보면 되겠다"고 관심을 보였다. 박 시장은 "산에 한번 (같이) 가자"고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이자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인 정 전 의원이 월드컵이 열리는 브라질행 계획을 밝히자, 박 시장은 "가서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많은 격려를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 ⓒNews1
정 전 의원은 박 시장에게 앞으로 경제에 대한 자문을 해주기로 약속했다. 그는 경제가 어렵다며 "4만불을 달성하게 되면, '박 시장님이 계실 때 시작됐다'고 할 수 있게 많은 신경을 써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박 시장은 "경제분야는 아무래도 잘 아시니까 많은 조언을 달라"며 고문직 수락을 요청하기도 했다. 박 시장의 요청에 정 전 의원은 "고문이 아니고 자원봉사로 하겠다"고 답했다.
서로 간의 호칭에 대한 웃음 섞인 대화가 오갔다. 박 시장이 정 전 의원을 "의원님"이라고 호칭하자, 정 전 의원은 "제가 의원이 아니다"고 했다.
박 시장이 "'후보님'은 좀 그렇고 원하시는 대로 (불러드리겠다)"고 말하며 '고문님' 호칭을 제안했다. 이에 정 전 의원은 "고문은 너무 노인 같다, 제가 연배가 위니까 '정치선배' 어떠냐"고 역제안을 내놓았다. 박 시장은 이에 동의했다. 정 전 의원은 그러면서 "저는 '후배'라고 안 하고 '박 시장님'으로 하겠다"고도 덧붙이기도 했다.
박 시장은 선거기간 중 거세게 맞붙었던 것과 관련해 "원래 선거 기간 중에는 서로 좀 그런 일이 있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전부터 친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오늘부터 다시 선배, 후배로 돌아가는 걸로 하고, (정 전 의원님이) 방금 말씀하신 좋은 제안들 잘 받고, 일상적으로 말씀을 듣겠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도 "시장 되셨으니 축하드리고, 서울이 대한민국에서 제일 중요한 도시니 잘해 주실 거고, 시민 한 사람으로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만남을 끝내며 "오늘 (시장님이) 바쁘신데, 제가 온 것 같다. 감사하고 잘 부탁드린다"는 말을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