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동부제철이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에 합의하면서 동부그룹 계열사들의 주가도 크게 출렁댔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동부화재(005830)를 비롯한 금융계열사(화재, 생명, 증권)들은 재무 안정성이 높아 주가에 미치는 악영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동부그룹 계열 상장사들은 52주 신저가가 속출하는 등 큰 폭으로 하락했다.
동부그룹과 채권단이 지난 24일 비금융계열사인 동부제철에 대한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과 워크아웃에 합의함에 따라 우려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자율협약이 체결되면 채권단 위주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결정은 포스코가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당진발전의 '패키지' 인수를 철회한 게 도화선이 됐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전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동부 패키지의 인수 검토 작업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계열사 신저가 속출.."금융계열 실질 피해 적어"
(자료제공=한국거래소)
상장 계열사들의 주가는 동부제철 자율협약 소식이 나오기 전부터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동부그룹주는 전날 무더기 급락한 데 이어 25일도 관련주가 줄줄이 신저가를 경신했다.
금융계열사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듯 했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동부증권은 장중 상승전환하기도 했고,
동부화재(005830)는 장 초반 유일하게 상승하는 등 다른 계열사 주가와 상반된 흐름을 나타내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동부제철의 자율협약으로 동부화재 등 금융계열사가 입게 될 피해는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동부그룹 금융계열사들은 제조계열사와 지배구조(그림·동부그룹 지배구조 참고)가 단절돼 있어 금융계열사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율협약은 여신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높은 은행 중심으로 채권단을 구성한다"며 "일반 기관투자자, 외국계은행, 제2금융권은 자율협약 채권단에서 제외되는 만큼 동부화재의 실질적인 피해는 극히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동부화재를 비롯한 금융계열사들의 재무 안정성이 높은 상황이며 제조업계열사와의 지분관계가 적고 동부그룹의 동부화재에 대한 강한 소유 의지를 감안할 때 동부화재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강 연구원은 또 "채권단이 요구한 김남호(장남) 부장의 동부화재 지분 담보 제공을 동부그룹이 거절했다는 점은 동부그룹의 금융계열사 경영권 유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희경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이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날 류 부행장은 "채권단 공동관리에 의한 정상화 추진을 동부제철에 요청했다"고 밝혔다.ⓒNews1
◇동부그룹주, 코스피 비중 0.34% 불과
거래소에 따르면 25일 기준 상장 동부그룹 계열사의 시가총액 비중은 코스피 시장 (10개, 우선주 포함) 0.34%, 코스닥 시장(2개) 0.05% 수준이다.
금융당국도 주식 및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과도한 우려를 경계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전일 정찬우 부위원장 주재로 긴급 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어, 동부 계열사들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고 주가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돼 시장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김태현 NH농협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도 긴급 금융상황 점검회의 결과 발표를 통해 동부제철 채권단 공동관리 추진에 따른 동부 금융계열사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지배구조가 단절되어 있고 재무건전성이 양호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유"라고 설명했다.
윤제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동양생명도 동양그룹 사태로 일시적으로 일평균 50억원 수준이던 해약 환급금이 5배 가량 증가했지만, 그룹과 관련 없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빠른 시일 내에 안정화되기도 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동부그룹 지배구조(자료제공=메리츠종금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