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영택·이충희기자] 정부가 자동차 연비를 재검증한 결과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간 이견이 재확인됐다.
26일 국토부는
현대차(005380) 싼타페와
쌍용차(003620) 코란도스포츠에 대해 연비 부적합 판정을 내리고 과징금을 부과키로 했다. 반면 산업부는 별도조사를 통해 동일 차종에 대해 적합 판정을 내려 논란은 이어지게 됐다.
정부는 대신 기획재정부 조정으로 ‘자동차 연비 중복규제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자동차 연비 사후관리를 국토부로 일원화하는 한편 심사기준을 강화키로 했다.
국토부는 이날 현대차 싼타페의 신고치 대비 8.3%, 쌍용차 코란도스포츠 10.7% 각각 연비가 낮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2년 미국에서 현대·기아차의 연비 관련 대규모 리콜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토부는 지난해부터 승용차 연비 사후검증을 실시했다. 연비에 대한 불만신고가 급증하면서 연비검증을 실시하게 된 것. 이른바 뻥연비 논란의 출발이다.
문제는 지난 2003년부터 산업부가 승용차의 연비 사후검증을 시행해 왔다는 점이다.
그 결과 지난해 산업부는 33개 차종, 국토부는 14개 차종에 대해 각각 사후검증을 실시하게 됐고, 현대차 싼타페 2.0과 쌍용차 코란도S가 양 부처의 판정이 서로 다른 결과가 도출되기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과장 연비에 대한 과징금 규모가 현대차와 쌍용차 각각 10억원, 2억원 가량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동차관리법 규정에 따라 매출의 1000분의 1을 과징금으로 물릴 경우 최대 10억원 가량에 그친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이러한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자동차 연비 중복규제 개선방안’에 따라 향후 연비 사후관리를 국토부로 일원화하고, 연비 측정방법과 판정기준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측은 “정부 부처의 상이한 결론 발표에 대해 매우 혼란스러우며 유감스럽다”면서 불만을 표명한 뒤 “아울러 해당 차종 구입 고객 분들께 혼선을 초래하게 돼 매우 죄송하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특히 정부 내 두 부처의 산하기관에서 1년에 걸쳐 각기 2차례 조사를 시행했으나, 시험조건 및 적합여부 판단 기준이 상이해 각기 다른 시험결과를 초래했다”면서 “행정의 대상이자 객체인 기업은 어느 결론을 따라야 하는지 혼란스럽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현대차는 이와 함께 연비 측정은 조건에 따라 상당한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테스트 운전자의 운전 패턴, 시험 설비, 시험실 환경요인, 시험 연료, 차량 고정방식, 차량 길들이기 방식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편차가 존재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해당 차량인 싼타페는 국토부와 산업부 각 부처간은 물론 동일 부처에서도 서로 다른 결과가 측정된 바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차 출시 1년여 전부터 공인된 시험설비에서 수십회의 테스트를 반복해 연비를 측정하고 있다”면서 “자체 보유한 연비측정 주요 설비도 매년 공인인증기관의 검증을 받는 등 연비측정 과정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부는 이날 아우디 A4 2.0 TDI,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 크라이슬러 짚 그랜드체로키, BMW 미니 쿠퍼 컨트리맨 등 수입차 4개 차종에 대해 연비가 부적합하다고 결론을 내린 뒤 과징금을 부과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