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예상된 소식이기에 놀랍지는 않다. 하지만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부진한 경기력으로 여론의 잇단 질타를 받던 선수이기에 시련의 강도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한국 국가대표팀의 16강 탈락과 함께 박주영(29)은 '시련의 6월'을 보내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아스날은 27일 새벽(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에 이달로서 계약이 만료될 선수 11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따라서 이들은 다음달 1일부터는 아스날 선수가 아니다. 명단에는 박주영도 들었다.
이로써 박주영은 지난 2011년 여름 '한국인 9호 프리미어리거'로 영국 무대에 나선 이후 3년여 만에 아스날 유니폼을 벗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명단에는 단순한 '방출'만 포함된 것이 아니다. 11명에는 ▲임대계약 만료로 원소속팀에 복귀할 선수 2명(에밀리아노 비비아노, 킴 칼스트롬) ▲다른 팀으로 옮기는 선수 3명(바카리 사냐, 우카스 파비안스키, 자카 안사) ▲유소년 대상 아카데미에 속해 교육받다가 성인 팀으로 오르지 못했지만 다른 팀으로의 입단이 사전 예정된 선수 4명(척스 아네케, 다니엘 보아텡, 잭 페이건, 레안데르 지만)도 포함됐다.
하지만 박주영은 다르다. 계약 기간이 끝났지만 구단이 다시 계약하지 않았고 옮길 클럽도 정하지 못한 경우다. 다시 말해서 '무적(無籍)' 상태가 된다.
아스날 구단은 "모든 선수들이 클럽에 공헌한 것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며 "이 선수들의 미래에 행운을 빈다"고 전했다. 특히 아스널은 박주영에 대해 "충분한 기회를 주지 못해 아쉽고 앞으로 더 나은 기회가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스날은 지난달 말에 발표한 자유이적 명단 내에 박주영을 올려, 방출 조치를 암시하는 조치를 했다. 2014~2015시즌 구상에는 박주영을 포함시키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했다.
따라서 박주영에겐 월드컵 무대에서의 활약이 절실했다. 2011~2012시즌을 앞두고 모나코에서 아스날로 이적했지만 아스널 소속으로 뛴 경기수는 7경기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아스날에서의 득점 기록도 2011년 볼튼 상대의 칼링컵 대회 당시의 1골이 전부며, 스페인 셀타 비고와 왓포드 FC에서의 임대기간 동안에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렇지만 박주영은 홍명보 대표팀 감독의 신뢰에도 이렇다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러시아전과 알제리전을 거치며 한 차례의 슈팅도 시도하지 못했고, 러시아전 이후에는 '0골 0도움 1따봉', '0골 0도움 1미안'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다수의 외신들도 "박주영이 경기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라고 혹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