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이라크발 유가 충격이 장기간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럴(SG)은 보고서를 통해 "이라크 내전으로 런던 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급등할 수도 있다"면서도 "이 같은 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진단했다.
수니파 이슬람 반군 봉기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이라크는 석유수출기구(OPEC) 회원국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2위 원유 생산국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라크 남부 지역은 자국 원유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유전지대다.
국제유가는 이라크발 우려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던 지난달 초 급등세를 연출했었다. 수니파 반군이 남부 지역까지 진출해 이라크 원유 생산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SG는 이라크 남부 유전지대가 타격을 입게 되면 하루 260만배럴의 이라크 석유생산이 중단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실제로 브렌트유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근월물은 6월 첫째 주에 모두 4%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국제 유가는 6월 중순 들어 9개월 만에 최고치를 달성한 이후 다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달 17일부터 30일까지 2% 넘게 미끄러졌다.
또한 CNBC가 23명의 시장 전문가들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43%에 해당하는 10명이 유가가 이번주에도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렌트유 차트(자료=EUROINVESTER)
일각에서는 이라크 석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게 되면 다른 중동 지역에서 산유량을 늘려 긴급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유가 상승세를 진정시켰다고 분석했다.
마이클 위트너 SG 오일마켓 리서치 부문 대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유가 상승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해 원유 생산을 늘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극단적인 상황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길어야 1개 분기 혹은 그보다 더 짧은 시간 안에 상황이 종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라크 사태가 남부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도미니크 슈나이더와 지오바니 스타우노보 UBS 상품 시장 스트래지스트는 "남부 지역과 쿠르드족이 장악하고 있는 북부 지역으로부터 각각 전체의 80%와 12%의 원유가 공급된다"며 "수니파가 원유 생산지까지 세력을 확대할 만큼 강하지 않기 때문에 이라크 석유 공급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코메르츠뱅크 애널리스트 역시 "시장은 이라크발 지정학적 우려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