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가 국방부·안전행정부 등에 이어 해양 관련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 등에 대한 기관보고를 1일 시작했다.
이날 기관보고는 전날 여야 간 이견 끝에 진도 현지가 아닌 국회에서 진행하기로 결정됐으며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과 한국해운조합, 한국선급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주영 장관은 본격적인 질의응답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희생자들의 명복과 피해자들의 쾌유를 빌며 잠시 울먹이기는 모습을 보였다.
◇ 1일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 기관보고에 나선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News1
이날 기관보고에서는 세월호 사고를 방지하지 못한 해운업계의 잘못된 구조와 관행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첫 질의에 나선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해운조합에 가서 보니 무슨 화물이 과적됐는지, 얼마나 과다 승선했는지, 화물이 고정됐는지 이런 부분이 전혀 검사되지 않았다"며 여객선 운항 검사의 구조적 문제를 제기했다.
권 의원은 "해운조합이라는 게 선사 2000개의 결사체이고 이익단체인데 이익단체 소속 운항관리자가 운항을 관리할 수 있겠나. 해수부가 (운항 검사) 시스템을 잘못 설계했다"고 꼬집었다.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긴 격이라는 지적이다.
이 장관은 권 의원의 지적에 "이익단체에서 운항안전관리를 책임지고 있다면 유착관계가 있을 수 있어 부적절한 감시·감독이 될 수 있다. 절절하게 보신 것 같다"며 세월호 참사 이후 제기된 '해피아' 문제에 공감의 뜻을 나타냈다.
권 의원은 또 "세월호를 증축할 때 한국선급에서 선박검사를 했는데 복원력과 평형수, 화물 적재량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 조건을 붙여 승인해줬는데 이 승인서가 선사한테만 제출되고 해수부나 운항관리자, 해경에 통보하는 통보 규정이 없었다"며 관련 규정 보완을 요청했다.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은 사고 당시 제 기능을 못한 구명정 문제를 언급하며 "사고 이전에도 해수부가 세월호의 구명뗏목의 (문제점을) 적발할 기회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해수부가 한국해양안전설비를 통해 여객선의 구명정을 검사하지만 요식 행위에 그쳤고, 검·경합수부 수사 결과에서 문제로 지적됐음에도 검사 대상인 우수사업자 지정을 취소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이에 이주영 장관과 해수부 해상안전국장은 잘못을 시인하고 "전수 실험 조사가 어렵다면 랜덤 실험 조사라도 실시해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도록 하고 우수사업자를 즉각 취소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감사를 즉각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기관보고의 TV 생중계 문제도 거론됐다.
김 현 새정치연합 의원은 "정부는 이것(국정조사)이 국민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 같다"며 장관에게 수습본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TV 생중계를 요청해줄 것을 건의했다.
이주영 장관은 이에 동의하고 "모든 정보는 다 공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1차질의가 끝날 무렵 심재철 위원장을 비롯한 특위 위원들에게 "오후에는 꼭 생방송으로 중계해달라"며 TV 생중계를 강력하게 요청했다.
심 위원장은 이날 기관보고 시작을 알리며 "중계방송 요청건은 이미 각 방송사에 요청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재 세월호 국조특위 기관보고 현황은 국회방송에서만 생중계되고 있다.
한편 여야 위원들은 사고 당시 정황이 아닌 대책 위주의 보고 내용을 준비해온 한국해운조합의 기관보고와 관련한 회의 진행 방식을 두고 잠시 거친 설전을 펼치기도 했다.
최민희 새정치연합 의원은 한홍교 한국해운조합 이사장 직무대행의 진상규명과 다소 거리가 있는 사후 대책 위주의 보고에 추후 서면보고를 요청하며 "야당 위원이 제기했다고 무조건 반대하지 말고 위원장이 받아들여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특위 여당 간사인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말 같은 말을 해야지"라며 대응했고 이 과정에서 기관보고를 지켜보던 유가족들이 "싸우지 말라. 너무한다"며 제지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후 우원식 새정치연합 의원과 조원진 의원이 한 차례씩 말을 주고받았으나 심재철 위원장이 정리에 나서며 상황은 일단락됐다.
해수부와 한국해운조합, 한국선급에 대한 질의는 오후 2시부터 재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