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스마트폰이 상향 평준화됨에 따라 각 제조사들이 차별화에 고민의 방점을 찍고 있다.
제조사들은 포화 상태에 직면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더 이상의 하드웨어 스펙 경쟁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같이 같은 사양의 스마트폰이 외관만 달리 한 채 진열대를 채우면서 시장 관심을 끌기 위한 나만의 특색 찾기에 매진하는 이유다.
이 같은 상황에서 '블랙폰'이 시장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초강력 보안 성능을 탑재했다는 소식에 준비된 초기 물량이 모두 매진됐다. 스마트폰이 기본적으로 보안에 취약하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미국 암호화 커뮤니케이션 업체 사일런트 서클과 스페인 스마트폰 제작업체 긱스폰이 공동 개발했다.
블랙폰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강력한 보안기능이 추가된 별도의 독립된 OS를 얹은 '프라이빗 OS'로 구동된다. 덕분에 이동통신사나 제조사의 영향을 받지 않아 해킹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폰은 4.7인치 크기로 2기가헤르츠(GHz) 쿼드코어 NVIDIA 테그라 4i 프로세서, 1기가바이트(GB) 램, 16GB 메모리를 탑재했으며, 800만 화소 후방 카메라를 탑재했다.
국내 제조사 중에서는 팬택이 사생활 보호를 강조한 '베가 시크릿노트'를 선보이며 보안의 문을 연 바 있다. 다른 사람이 내 스마트폰을 열어보거나 습득했을 때 개인정보를 보지 못하도록 지문을 활용했다. 지문을 등록한 다음 시크릿 박스를 실행하면 전화를 비롯한 사진·동영상·녹음음성·음악·메모 등 다양한 콘텐츠를 시크릿 모드에서만 쓸 수 있다.
◇(왼쪽부터)블랙폰, 엑스페리아Z2, 파이어폰(사진=각사)
최근 방수기능을 더한 스마트폰도 앞다퉈 출시되고 있다. 방수기능을 통해 전자기기의 사용이 어려운 수영장·욕실·주방 등으로 기기의 활용 영역을 확대하고, 제품을 물로 씻을 수 있어 위생적이다.
소니의 '엑스페리아Z2'는 IP58 방진·방수기능을, 삼성전자의 '갤럭시S5'는 IP67 인증을 획득했다. IP 뒤의 첫 번째 숫자가 방진등급, 두 번째 숫자가 방수등급을 의미한다. IP68이면 방진등급이 6, 방수등급이 8임을 나타낸다. 8등급이 최고 수준이며, 숫자가 높을수록 기능이 강하다.
3차원(3D)폰도 재조명되고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 아마존이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자체 개발한 '파이어폰'을 꺼내들었다. 안경 없이 3D 입체 영상을 볼 수 있는 최초의 스마트폰이다. 센서와 전면 네 모서리에 위치한 네 개의 특수 카메라를 이용했다.
3차원 렌더링을 통해 지도 등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다이내믹 퍼스펙티브' 유저 인터페이스를 채택했다. 또 시청각 인식 프로그램인 '파이어플라이' 기능을 탑재해 문자·이미지·오디오를 인식하고, 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앞서 LG전자가 안경 없이 3D 화면을 볼 수 있는 스마트폰을 내놨지만 기술의 완성도가 높지 않은 탓에 시장의 외면을 받은 바 있다. LG디스플레이가 3D의 깊이와 시야각 등 완성도를 크게 높인 무안경 3D 디스플레이를 개발, 최종 완성 단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져 반격이 주목된다.
제조업계 관게자는 "스마트폰이 카메라·오디오·TV 등의 기능을 흡수하면서 종합 IT기기라는 이미지를 얻은 대신 특색없는 제품이라는 불명예도 동시에 얻었다"면서 "따라서 최근에는 업체들이 잡다한 기능을 탑재하기보다 테마를 잡아서 제품을 개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