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명 막바지 KB 수뇌부..17일 제재심서 치열한 설전 예상

KB 제재심 급물살..남은 쟁점은

입력 : 2014-07-03 오후 8:38:55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수장의 징계를 결정하는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3일 두 번째로 열렸으나 이건호 행장 등 국민은행 임원의 소명과 저축은행 부문검사 사안 만을 다룬 채 마무리됐다.
 
일단 중징계를 사전 통보받았던 KB금융(105560)과 국민은행 임원들은 이날까지 소명의견서 제출과 진술을 거의 완료했다.
 
이건호 행장의 경우 이날 오후 7시가 넘어 제재심이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다음에 한번 더 나오기로 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오는 17일 금감원 제재심에서 이들 금융사의 안건을 다시 다루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국민은행 안건의 경우 의결에 이르지 못하고 추후 제재심에서 재심의키로 했다"며 "17일 제재심에서 KB금융과 국민은행 안건과 관련해 제재대상자의 소명을 청취하고 질의응답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 제재심에서는 이건호 행장의 남은 소명과 지난번 제재심에서 진술을 끝낸 KB금융 임원들에 대한 질의응답이 예정돼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지난달 26일 제재심에서 소명 진술이 모두 끝냈다"며 "다음 열리는 제재심에 출석해 징계심의위원들과 질의응답을 주고 받으면서 확실하게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징계 대상자들의 일방적인 진술이었다면 17일 제재심에서는 제재심의위원들과 치열한 설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중징계가 최종 결정나면 금융인으로서의 남은 생명도 위태로운 절박한 상황이라 금융사 임원들도 막판 소명에 전부를 걸겠다는 각오다. 또한 이번 제재심에는 이례적으로 금융위 담당 간부가 참석하면서 징계에 대한 의견도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은행 전산시스템 교체 문제에 대해서는 징계 무게가 상대적으로 가볍지만, 일본 도쿄지점 부당대출과 국민주택채권 횡령 사건에 대한 관리책임에 대해서는 수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도쿄지점 부당대출과 관련해 당시 리스크관리 부행장이었던 이 행장에게 관리책임을 묻고 있다. 이 행장 측은 리스크관리본부 부행장 업무 영역에서 통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소명했다.
 
전산시스템 교체 문제에 대해서는 이 행장이 금융당국에 선제적으로 보고를 한 부분이고, 지주회사 및 사외이사들과 얽힌 문제이기 때문에 행장 입장에서 조율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임영록 회장은 전산시스템 교체 관련 내부통제 문제와 KB국민카드 고객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책임으로 걸려있다. 금감원은 지주사 임원이 국민은행의 전산시스템 교체 결정 과정에서 부당하게 개입했음에도 임 회장이 이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책임을 묻고 있다.
 
하지만 임 회장 측은 전산시스템 문제는 은행 내 이사회와 경영진간의 문제라며 선을 긋고 있다. 지주사 임원의 부당 개입에 대해서도 지난해 국민은행이 재협상을 위해 IBM과 충분히 협상을 했다고 해명했다. (☞관련기사 : (단독)국민銀, 경영협의회 의사록 보니)
 
카드 고객정보 유출사고의 경우, 임 회장이 책임질 위치가 아니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국민카드가 분사한 것은 2011년 3월 2일이며 임 회장(당시 사장)이 고객정보관리인 업무를 맡은 시점은 3월 25일로 나중 일이라는 것.
 
또한 감사원이 개인정보 유출사고에 대한 임 회장의 중징계 사유와 관련한 금융위원회의 유권해석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한 터라 변수가 생겼다.
 
금융권 관계자는 "17일 열리는 제재심에서는 지금까지 제출한 소명의견서와 진술을 바탕으로 금감원 제재심위원들과의 질의응답이 있다"며 "징계 대상자들도 법무법인 변호사를 통해 자문을 구해온 만큼 뜨거운 질의응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감원 제재심에서는 국민은행에 앞서 저축은행 등 2금융권 부문검사 조치안을 상정하고 제재 수위를 결정했다. 당국은 대규모 징계를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매월 두 차례 심의를 하던 것을 바꿔 이번 달에는 24일에 추가로 심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KB 수뇌부 중징계와 각종 금융사고에 대한 징계 확정은 이르면 이달 말, 늦으면 달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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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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