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프랑스 정부가 알짜 국영기업들의 지분까지 팔면서 국가부채 규모를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1000억유로(137조원) 규모의 국영기업 지분을 팔아 산적한 부채를 줄여나갈 계획이다.
지난 1분기 기준 프랑스의 국가부채는 2조유로로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90%에 달하는 액수다. 이는 독일의 부채 규모가 GDP 대비 78%인 것과 비교하면 제법 높은 수치다.
프랑스 재무부는 국영기업 지분 매각만 잘 이루어지면 유럽연합(EU)이 권고한 대로 내년까지 재정적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하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랑스의 현재 GDP 대비 재정적자는 4.3%다.
프랑스 정부는 전력업체 EDF,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 프랑스 최대 통신사 오랑주, 원자력 기업 아레바, 자동차 기업 르노 등 핵심 기업들의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미셸 사팽 프랑스 재무장관(사진)은 "국영기업 지분을 유동적으로 관리해 부채를 줄여나갈 것"이라며 "이번 지분 매각으로 핵심 기업에 대한 의사 결정권을 상실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가 이처럼 부채를 줄이려는 이유는 재정 건전성이 취약해지면 경제 성장은커녕 장기적으로 국가 운영 자체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점을 우려해 지속해서 부채를 줄이라고 권고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프랑스 경제에 적신호를 보냈다. 이날 IMF는 보고서를 내고 올해 프랑스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7%로 잡았다. 이는 프랑스 재무부가 자체 설정한 1%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IMF는 연례 보고서에서 "유권자들이 예산 감축 정책에 저항하고 있어 국가재정을 강화하려는 프랑스의 장기 전략이 통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프랑스 입장에선 당장 재정을 투입해 고용시장과 핵심산업을 살려야 한다.
이 때문에 재무부는 기업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 중 일부를 전략 사업에 투자할 계획을 세웠다.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너무 그쪽에만 치우치면 경기 침체가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원자력 의존도를 낮추는 에너지 전환 사업과 주택건설에 대한 투자를 늘릴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는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기업과 노조 사이에서 중재자로서 해야 할 역할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