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미국 고용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조기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취업자수가 전달에 비해 28만8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직전월 수정치 22만4000명과 사전 전망치 21만5000명 증가를 모두 뛰어넘는 것이다.
이로써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는 지난 1990년대 말 이후 처음으로 5개월 연속 20만명이 넘는 증가세를 이어가게 됐다. 신규 고용의 증가와 함께 실업자수까지 감소세를 보이면서 미국 고용시장에 볕이 스며들었다. 실제로 6월 실업률은 6.1%로 지난 2008년 9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미국 비농업 부문 고용지수(자료=Investing.com)
전문가들은 고용시장 개선이 지난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부진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를 완화시켰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 확정치는 마이너스(-)2.9%로 5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거둔 바 있다.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기준금리 인상 문제를 둘러싼 논의도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미국의 고용시장 회복세가 연준의 조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고 분석했다.
캐피탈이코노믹스는 보고서를 통해 "고용시장 회복은 연준이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를 올리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크리스 럽키 도쿄미쓰비시UFJ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지표 호조는 경제 전망을 밝게 했다"며 "기준 금리 인상은 시장 예상보다 이른 내년 3월에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내년 말은 돼야 기준금리가 연 1.13%로 상승할 것이라는 다수의 FOMC 위원들의 전망보다도 빠른 것이다.
스테판 스탠리 피어폰트증권 이코노미스트 역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내년 6월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내년 9월에 이뤄질 것이라는 종전 전망에서 앞당겨진 것이다.
최근 연준 내부적으로도 빠른 금리 인상을 바라는 위원들이 종종 포착되고 있다. 이 중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미 연준의 실업률과 물가 목표치 달성 시기가 예상보다 가까워졌다"며 "연준이 내년 1분기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미국 경기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바라볼 수 만은 없다"며 조기 기준 금리 인상 전망을 일축하고 나섰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역사적으로 봤을 때 이번 고용지표 결과가 긍정적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연준은 장기 실업률을 포함해 다른 여러 고용 지표들을 함께 보고 있는데, 이들 지표들은 현재의 연준 부양 정책을 정상화시킬 만큼 충분히 강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고용 시장이 실제로 크게 호전됐는지 여부를 확인하려면 3~6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드 맥카시 제프리스 이코노미스트도 "일부 지표들은 여전히 경기 침체 이전 수준보다도 나쁘다"며 "시간제 고용은 늘었지만 정규직 고용은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