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서방 은행들이 최근 내전으로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이라크에서 잇따라 발을 빼고 있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앞서 중동 시장에 활발히 진출했던 서방권 은행들이 연이어 이라크를 떠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보안당국 관계자가 바그다드에서 일어난 자동차 폭탄 테러 현장을 조사 중이다.(자료=로이터통신)
실제로 작년에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와 아르빌에 지점을 열었던 영국의 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은 최근 두바이로 이라크 업무 책임자들을 이동시켰다.
바그다드에 거점을 두었던 미국 씨티그룹의 이라크 사무소도 인근의 요르단 수도 암만으로 옮겨졌다. 씨티그룹은 또 다국적 기업 고객들에게 이라크에 투자하는 자금 비중을 최소화할 것을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에 이라크 사무소를 설립한 씨티그룹은 이라크에서 약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통해 상당한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 바 있다. 하지만 이라크 정부와 수니파 반군 세력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 간의 충돌이 격화되면서 씨티그룹을 비롯한 서방 은행들의 기대가 꺾이고 있다.
ISIL은 지난달 모술 중앙은행 지점과 다른 북부 지역 은행들로부터 약 4억5000만달러 어치의 현금과 금괴 등을 탈취하기도 했다.
이에 모술 중앙은행 관계자는 "우리는 이라크 은행 시스템 붕괴에 미리 대비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