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리콜, 또 리콜. 연이은 대규모 리콜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는 GM이 지난달 미국에서 자동차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오히려 증가했다. 당초 최악의 리콜 사태로 판매가 크게 감소할 것이라던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을 보기 좋게 깼다.
8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최대 자동차 제조사인 GM은 지난달 총 26만7461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이 1% 늘었다. 지난 2008년 8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 만에 월간기준 최대 판매 기록이다.
앞서 블룸버그 등 시장 전문가들은 GM의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6.3%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올해에만 북미지역에서 총 2900만대의 자동차를 리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깜짝 실적’이다.
더욱 눈에 띄는 건 토요타가 리콜 이후 판매가 급감한 것과 달리, GM은 시장점유율이 지난 1월 16.9%에서 지난달 18.8%로 오히려 증가해 입지를 넓히고 있다는 점이다.
◇GM의 1~6월 판매 및 시장점유율 현황.(자료=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Ward’s Auto)
지난해부터 미국의 자동차 경기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대형 SUV와 픽업트럭을 중심으로 시장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대형 라인업에 강점을 보이는 GM의 경우 이런 요인들이 호재로 작용되면서 경쟁사 대비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캐딜락 에스칼레이드, 쉐보레 서버번, GMC 유콘 등 대형 SUV가 GM의 판매실적을 견인했다. 여기에 리콜 사태 초반 발빠른 대처와 리콜에 대한 소비자 인식 변화도 한몫 했다는 평가다.
메리 바라 GM CEO는 리콜 사태와 관련해 청문회에 출석해 진솔한 태도로 호의적인 분위기를 이끌었고, 소비자들은 GM의 사과에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신속한 대처는 부정적 이미지 확산을 차단했고, 되레 투명하고 신뢰성 있는 기업 이미지로 변화시켰다.
윤수현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위원은 “토요타나 포드의 경우 품질과 연비를 핵심 ‘셀링포인트(selling point)’로 삼은 반면, GM은 품질을 셀링포인트로 잡지 않았다는 점이 판매 감소로 직결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체 수요의 회복과 겹치면서 오히려 판매가 증가하는 기현상이 발생했지만, 브랜드 신뢰도 하락은 업체의 가격운영 전략을 약화시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