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금융당국이 발표한 금융규제개혁 방안을 두고 여신업계 반응은 미지근하다. 2003년 카드대란과 최근 정보유출사태 등의 원죄 영향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발표했던 '금융비전'에 비해 진일보한 측면도 없을 뿐더러 여신금융업체의 여러 서비스 중 `기업금융 분야'를 핵심 업무로 한정해 기업금융 서비스 비중을 주문하는 것은 규제개혁이 아니라 '규제강화'라는 의견이다.
여신금융업권에서는 이번 규제개혁을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사실상 영업활동에 있어 숨통을 틔워줄만한 개혁은 없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의 숙원사업으로 꼽히던 부수업무 규정방식을 '네커티브(포괄주의)'으로 전환하는 방안은 이번에도 제외됐다.
여신업계는 카드업과 매출채권 양수 관리 회수업무, 대출업무, 이들 업무와 관련된 신용조사, 통신판매 등 금융위가 정하는 16가지 업무만 가능하다.
지난달 22일 여전·저축은행 업권별 간담회에서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시스템이나 소비자 보호 등에 저해되지 않으면 규제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해 카드업계 일부에선 기대감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당국에서는 고객 정보가 집중돼 있는 카드사가 다른 업종에 진출하면 시장질서를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시기상조라는 견해를 내비췄다.
더욱 여신업계가 우려하는 것은 할부·리스·신기술금융업을 '기업여신전문 금융업'으로 묶어 기업에 대한 여신만을 '핵심업무'로 담당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이 방안에 따르면 개인에 대한 자동차 할부나 리스, 신용대출 등은 겸영업무로 분류된다. 개인여신대출을 비핵심업무로 구분해 전체 매출 중 일정 비율 이하로 묶으면 캐피털 회사는 사업구조를 개편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현재 일부 캐피털사의 소매금융 비중은 90%에 달한다.
해당 업계 관계자는 "캐피탈 회사의 정체성이 모호해지는 상황이 된다"며 "관계된 기관에 업계의 의견을 강하게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캐피털 회사들이 신용대출을 줄이고 기업금융에 특화된 금융사로 변모할 것"이라며 "중소·벤처기업에 맞춤형 자금공급을 하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