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세월호 참사 사고 발생 초기 청와대에서 관계기관들이 모여 이 문제에 대해 논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국정원 1차장의 실수로 날려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은 또 YTN을 통해서 사고를 처음 파악했다고 털어놨다.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여야 간사인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과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0일, 이날 오전에 있었던 국정원 기관보고 결과를 각각 브리핑했다.
이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국정원은 사고초기인 4월16일 오전 9시19분 '뉴스 방송 채널'인 YTN을 통해 사고 소식을 인지한 후, 곧바로 간부들에게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통해 사고 소식을 전달했다.
김현미 의원은 이에 대해 "국조과정에서 확인된 것은 대한민국 모든 정보는 YTN에서 시작된다. 컨트롤타워는 YTN이란 것이 증명됐다"고 힐난했다.
국정원이 간부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시각, 청와대에선 국가안정보장회의(NSC) 실무조정회의가 열렸다.
그러나 국정원 1차장이 해당 문자메시지를 확인하지 못해 주요 기관들의 책임자들이 회의를 하고 있던 실무조정회의에 국정원의 문자메시지 내용은 전달되지 못했다. 사고 초기 정부기관들이 세월호 참사에 대해 논의할 기회를 날려버린 것이다.
또 국정원은 사고 발생 사실을 확인 한 후, 해양경찰과 119상황실 등에 이에 대해 문의했지만, 방송 보도 이상의 내용은 확인하지 못했다.
◇이헌수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왼쪽)과 한기범 제1차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기관보고에 출석해 대화하고 있다.ⓒNews1
오전 9시33분 세월호 선주인 청해진해운이 국정원 인천지부에 "선체가 심하게 기울어져 운항을 못한다. 내용을 파악 중에 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38분 "세월호 부근에 해경 경비정과 헬기가 도착했다"는 내용도 전했다.
그러나 국정원 인천지부는 이 같은 청해진해운의 문자메시지 내용을 40분가량이 지난 오전 10시20분에야 국정원 본부에 보고했다.
김현미 의원은 국정원 인천지부와 본부 사이에 주고받은 문자 내용을 근거로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내용을 보면 다짜고짜 세월호로 시작한다"며 "양자 사이에 세월호가 뭔지 알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대목을 보면 내용을 파악해서 보고하는 관계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청해진해운이 최초 보고 후 5분 뒤에 추가 보고를 한 것을 보면 일상적으로 보고해왔다는 것이 확인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은 이런 주장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해양 사고가 발생하면 세월호는 국정원에 보고하게 표시돼 있다"며 국정원의 '보고 계통도 작성과 승인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해명을 반박했다. 그는 "이 규정에 따라 국정원에 보고해 오고 있었음이 증명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