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이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거짓 내용이 담긴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변 사람들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심 의원이 19일 보낸 것으로 알려진 메시지는 특별법에 대해 사실과 다른 주장을 근거로 세월호특별법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심 의원 본인이 작성한 것이 아닌, 외부에서 받은 글을 전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시지에는 특별법에 대해 "안전사고로 죽은 사망자들을 국가유공자들보다 몇 배 더 좋은 대우를 해달라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학교 수학여행을 가다가 개인회사의 잘못으로 희생된 사건을 특별법을 만들어 보상해 달라는 것은 이치에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어 "6·25 전쟁에서 국가를 지킨 참전용사들도 힘겨운 여생을 말없이 살아가는데 특별법이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하며 "재고하여 국가의 장래도 생각해 마무리 져 줬으면 한다"고 해,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보내진 메시지로 추측된다.
메시지에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많은 보상금을 받으려 특별법을 주장한다는 듯한 내용을 담고 있다. 내용을 보면 '사망자들이 1인당 보험금으로 5억5천만 원을 일시금으로 받고', '청해진 해운으로부터 최소 3억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그러면서 청해진 해운으로부터 받는 금액이 정치적 파장을 고려했을 때 5억 이상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단정적으로 밝히고 있다.
또 국민성금의 명목으로 기부금과 대기업으로 받은 돈을 합치면 1000억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가족들이 그것도 부족하게 봐 의사자 지정을 요구하고 있다며 의사자 지정 시 2억이 넘는 보상금이 주어지고 의료급여 취업 보호 등이 혜택이 주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피해자 가족들은 현재까지 보상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또한 보험금과 국민성금의 내용도 사실과 크게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유가족들은 의사자 지정을 요구한 바가 전혀 없다.
이렇듯 실제와 다른 내용을 담고 있는 메시지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제주도 수학여행 간다고 배타고 가다가 뒤집혀서 사망한 사람들"이라고 비하도 서슴지 않았다.
메시지는 또 지난 2002년 연평해전에서 교전 중 사망한 고(故) 윤영하 소령이 국가로부터 5000만원의 보상금만 받았다며 적어도 그에게는 세월호 피해자들보다 몇 배 더 대우를 해주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니냐고 묻고 있다.
그러면서 "여러분은 지금 세월호특별법을 만들자고 서명 운동 벌이는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시냐"며 "동감하시면 다른 분께서 전달해 주십시오"라는 말로 끝맺음을 했다.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이 주변 지인들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사진=세월호 가족대책위)
논란이 확산되자 심 위원장은 20일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법안관련 의견 수렴용으로 몇 명에게 전달한 것"이라며 "내용에 대해 찬반 의견을 표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인터넷에 게재된 사진 내용은 카톡 내용 중 일부라며 전체 카톡은 개인 견해와 다를 수 있다고 오해 없기를 바란다는 글을 첨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안 검토과정에서 다양한 국민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이 긴요한 만큼 소수에게 법안 여론 수렴용으로 글을 전송하는 것은 의정활동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심 의원은 "세월호특별법은 진상규명과 대책마련이 긴요하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 국민과 유가족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국회에서 협의 중인 만큼 조속히 통과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심 의원의 해명에 대해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너무나 궁색하다"고 맹비난했다. 가족대책위는 이날 성명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려 했다면 특별법을 찬성하는 의견도 전송했어야 할 것"이라며 "그런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따져 물었다.
이어 "심 의원 개인의 문자 메시지가 아니라 새누리당 의원들도 광범위하게 문제된 메시지의 내용에 동의하고 있고, 더 아나가 위 마타도어의 확산에 일조한 것은 아닌지 매우 의문스럽다"고 우려했다.
가족대책위는 "메시지와 그에 대한 궁색한 해명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편향된 시각을 가진 사람이 세월호 참사 국조특위의 위원장이었다는 것을 뜻한다. 나아가 국조가 지지부진했던 이유도 설명하는 것"이라며 심 의원의 사퇴와 새누리당 차원의 납득할 만한 조치를 촉구했다.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심 위원장은 유가족 앞에 무릎 꿇어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유은혜 원내대변인도 "사람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이 아니다"며 "비열한 술수를 즉각 중단하라"고 힐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