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글로벌 기업들의 인수합병(M&A)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기업 M&A 규모가 2조달러를 넘어섰다. 2007년 이후 최대 수준을 보인 것이다.
WSJ는 시장 조사기관 딜로직 발표를 인용, 올 들어 현재까지 글로벌 M&A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53% 급증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특히, 헬스케어 부문의 규모가 230%나 늘어난 3410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1995년 이후 최대다.
◇글로벌 M&A 시장 규모(자료=딜로직·뉴스토마토)
실제로 미국 제약회사인 에브비는 지난 18일 아일랜드 업체 샤이어를 540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2위 담배회사 레이놀즈아메리칸도 3위 업체인 로릴라드를 250억달러에 사들이기로 했다. 또한 21세기폭스는 타임워너 인수와 관련, 800억달러 인수 제안을 거절당했지만 다시 인수가를 높여 재도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로렌스 골드버그 바클레이즈 글로벌 미디어·텔레커뮤니케이션 투자은행 부문 공동대표는 "M&A 거래가 널리 퍼지고 있다"며 "하나의 거래가 또 다른 인수 활동을 낳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크 거스타인 래텀앤와킨스 글로벌 M&A 변호사도 "기업들이 더 기다리다가는 기회를 놓칠 것이라는 생각으로 인수합병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M&A 시장이 활황을 이어가는 이유 중 하나로 주식시장의 변동성 축소가 꼽히고 있다. 올해 증시 변동성이 실종되면서 기업가치를 산출하기가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롭 킨들러 모건스탠리 M&A 부문 대표는 "2년 전만 해도 주식시장이 크게 출렁여 기업들이 M&A에 나서기 힘들었다"며 "하지만 최근 주식시장은 등락폭이 축소돼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어 기업들의 자금조달도 용이해졌다. 현재 미국은 연 0~0.25%로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유럽과 일본도 대대적으로 양적완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해외 시장으로 눈 돌리는 미국 기업들 역시 늘어나며 글로벌 M&A 시장에 불을 붙이고 있다.
앞서 미국 제약사 화이자도 세금 회피 목적으로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를 인수하려고 시도했지만 결국 불발됐다. 영국의 법인세율은 20%대로 미국의 35%보다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