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정부가 송전탑 설치지역에 대한 보상 내용을 담은 '송·변전 주변지역의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송주법)을 제정한 데 이어 국무회의도 통과시켰다. 이에 밀양지역 등에는 연평균 2000억원 상당의 보상이 본격적으로 지원될 예정이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오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올해 1월 제정된 송주법 시행령이 통과됨에 따라 송전탑 설치지역에는 송전선과의 거리별로 재산적 보상, 주택매수, 주변지역 지원사업 등의 합리적인 보상·지원제도를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시행령에 따르면 우선 정부는 765㎸송전탑의 경우 송전선로 양측이 가장 끝선(최외선)을 기준으로 반경 최대 33m(345㎸는 13m)까지 재산적 보상을 실시할 방침이다.
◇'송·변전 주변지역의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보상 범위(사진=산업통상자원부)
채희봉 산업부 에너지산업정책관은 "송전선 건설에 따른 땅값 하락을 보전하기 위한 재산적 보상"이라며 "기존의 보상제도는 송전선로 최외선에서 좌우 3m까지만 보상해줘 토지 소유자들에게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토지 소유자가 사업자의 안내문이나 신문 공고, 시·군·구 열람 등을 통해 보상대상이 되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보상대상에 속한 토지에 대해서는 사업자가 별도의 협의요청 공문을 발송하기 때문에 토지소유자가 직접 신청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토지 보상금은 '전기사업법'에 따른 현행 보상수준 이내에서 재산상의 영향 등을 고려해 2인 이상의 감정평가업자가 토지가치를 평가해 산정하며, 사업자와 토지 소유자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관할 토지수용위원회에 재결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송전선 최외선 기준으로 반경 180m(345㎸는 60m)까지는 주택매수 청구를 할 수 있다.
주택 소유자는 토지 보상과 같은 방식으로 주택매수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이를 청구할 수 있으며, 사업자는 매수신청 주택 답사 후 주택매수금과 주거 이전비·이사비 등을 산정한다.
산업부에 따르면 주택매수 청구기간은 건설계획 승인일부터 해당 공사 준공 후 2년까지고, 보상대상은 전력 사업승인일 현재 건축허가를 얻은 대지야 하며 주택법에 의한 주택 또는 해당 주택과 경제적 일체를 이루는 부속토지·건물만 포함된다.
송전선 최외선 기준으로 반경 1000m(345㎸는 700m)까지는 주민의 생활 수준을 높이기 위한 지역 지원사업이 진행된다.
채희봉 국장은 "지역 지원사업으로는 전기요금 보조, 주택 개량, 건강검진을 비롯해 주민이 원하는 맞춤형 사업 등이 있다"며 "이번 송주법 시행령과 그에 따른 보상은 한국전력이 밀양지역 등에 약속한 특별지원산업과는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지원사업은 사업자가 8월부터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주민 의견을 모아 지원계획을 세우고, 11월에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산업부 장관 승인을 거친 후 내년 1월부터 세대별·마을별로 지원금을 지급된다
산업부는 지역 지원사업에 연간 약 1260억원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으며, 송전선이 전국적으로 약 4600여개 마을을 지나므로 765㎸ 송전탑을 기준으로 세대별로 연간 190만원~60만원 정도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희봉 에너지산업정책관 "토지 보상과 주택매수, 지역 지원사업 등에 2020년까지 1조2000억원(연평균 2000억원)의 보상이 이뤄질 것"이라며 "정부는 송주법 시행규칙 마련 등 추가 절차를 최대한 이른 시일에 마치고 보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시행령과 보상 범위 등은 지난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가 주관한 갈등조정위원회와 2010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주관 보상제도개선추진위원회, 2011년 한국토지공법학회 연구용역 등의 논의 결과를 토대로 국회에서 여·야 합의를 거쳐 제정됐다.
◇밀양 송전탑 설치에 반대하는 밀양 주민들이 송전탑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