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도 손 안대는 기술평가수수료..울며 겨자먹는 은행권

"민간신평사 참여하는 9~10월까지 기다려봐야"

입력 : 2014-07-22 오후 5:30:18
(사진=뉴스토마토DB)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정부가 기업의 기술력 신용을 평가해주는 기관(TCB)을 출범시켰으나 은행들이 TCB에 부담하는 '건단 100만원' 기술신용평가 수수료 문제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남아있다.
 
금융위원회는 은행과 기술평기기관이 자체적으로 협의해야 할 문제라며 손을 대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기술평가기관들은 수수료를 낮추기 어렵다고 난색이어서 은행들은 일러도 9월 이후 민간 신용평가회사들이 참여할 때까지 수수료 조율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1일 기술금융 활성화를 위해 기술신용보증기금과 한국기업데이터(KED), 민간업체로는 나이스신용정보를 TCB로 지정하고 18개 시중은행과 '기술신용정보 활용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담보로 대출을 신청하면 은행들은 TCB에 기술평가를 의뢰하게 된다. 이후 TCB에서 중소기업의 기술정보를 제공받은 뒤 이를 평가해 기업대출에 사용하는 식이다.
 
하지만 은행들은 이 과정에서 TCB에 대출규모와 상관없이 건당 기술평가수수료 100만원을 지급해야하는 것이 불만이다. 은행들이 제시하는 적정 수수료는 20~30만원으로 그 정도는 돼야 마진이 남는다고 설명한다.
 
은행들의 불만이 이어지자 TCB 자체적으로 대출금액에 따라 수수료를 차등화하는 검토 중이다. 하지만 TCB에 참여한 기술평가기관들은 100만원 아래로 수수료를 깎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이견이 좁혀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기술평가업무를 해 온 기술보증기금은 수수료를 50만원으로 낮췄으나 1억원 대출이 많아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하소연을 하고 있다. KED의 경우 기술평가 조직과 인력을 새로 구축하는데 고정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100만원도 적다는 입장이다.
 
결국 은행들은 오는 9월이나 10월쯤 민간 신용평가업체들이 추가로 참여하면서 수수료가 낮아지는 것을 기대할 수밖에 없게 됐다.
 
정책금융공사가 시행하는 온랜딩 대출(시중은행 대출을 지원하는 형태)에 KED 외에 나이스신용정보 등 민간 신평사가 참여하면 경쟁구도가 만들어지면서 수수료가 낮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은행 관계자는 "지금 기술평가수수료 문제는 당국도 손 대려하지 않는 뜨거운 감자"라며 "오는 9월이나 10월쯤에야  민간 신용평가사들이 TCB에 들어와야 은행이 선택이 가능하게 되면서 수수료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하지만 당국에서 벌써 은행별로 하반기 기술금융대출 실적을 집계하기 시작했다"며 "은행 입장에서는 무작정 기다릴 수도 없고 어느 정도 규모의 대출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늘려야 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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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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