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팀 명운 가른 5월25일..유병언 추적 사실상 끝나

유일했던 '꼬리잡기'..구원파 교란 작전에 보초도 안 세워
"회장님 버리고 왔다" 운전사 양회정, 사건 최대 핵심부상

입력 : 2014-07-24 오후 4:04:34
[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검찰 최고의 칼잡이로 불렸던 최재경 인천지검장(51·사법연수원 17기)이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73·전 세모그룹 회장)과 관련한 검찰의 부실 수사에 책임을 지고 24일 사의를 표명했다.
 
수사팀장인 김회종 2차장 검사와 정순신 특수부장, 주영환 외사부장도 사표를 제출했지만, 최 검사장은 이를 반려하고 남은 수사에 전력을 다할 것을 지시했다.
 
지휘라인이 모두 사의를 표명하고 김진태 검찰총장,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책임론까지 나올 만큼 이번 수사에서 가장 중요했던 유 회장의 검거에 검찰은 크게 실패하고 말았다.
 
수사의 성공과 실패는 사실상 지난 5월25일에 갈렸다.
 
유 회장은 5월3일 전남 순천 송치재 인근 ‘숲속의 추억’이라는 별장에 숨어들었다. 추적을 거듭하던 검찰은 유 회장이 이 별장에 도피해있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25일 별장을 급습했다.
 
검경의 갑작스런 압수수색이 이뤄지자 유 회장은 2층 벽장에 숨어 수색이 끝날 때까지 은신하고 있었다. 유 회장은 압수수색 다음날 새벽 이 곳을 조용히 빠져 나갔다.
 
도피생활을 시작하면서 챙겨온 돈가방 등을 두고 비상식량만 남겨둘 만큼 급박한 도피였다.
 
검경이 유 회장의 턱밑까지 추적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유 회장은 6월12일 백골의 시신으로 발견됐고 검찰은 이 사실을 모른 채 시신이 되어버린 유 회장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현재 검찰에게 남은 명예회복 방안은 도피 중인 유 회장 일가 검거와 함께 유 회장의 사인을 정확히 밝혀내는 것으로 보인다.
 
5월26일까지 생존해있던 유 회장은 6월12일 짧은 기간 동안 80% 상당 부패된 시신으로 나타났다. 짧은 기간에 어떻게 그렇게 시신이 부패될 수 있었는지, 타살 여부 등 사인이 무엇인지 등을 알아내는 것이 남은 과제다.
 
검찰은 이를 위해 유 회장의 ‘발’ 노릇을 했던 운전사 양회정씨(56)를 쫒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양씨는 검찰의 별장 압수수색이 있었던 다음날인 5월26일에 자신의 처제와 처형에게 “유 회장을 숲속에 두고 왔다”고 말했다.
 
검찰은 유 회장이 양씨와 헤어진 뒤 혼자 도피생활을 이어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유 회장의 행적을 끝까지 지켜보았던 양씨를 붙잡아 유 회장의 마지막 모습과 별장에서 발견된 10억 외에 사라진 10억의 행방을 추궁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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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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