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전세역전..삼성 '주춤' LG '훨훨'

입력 : 2014-07-24 오후 6:14:14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2분기 스마트폰 희비가 엇갈렸다. 세계시장을 호령하는 스마트폰 절대강자 삼성전자가 주춤하는 사이 LG전자는 1년만에 적자를 탈출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LG전자(066570)는 24일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의 매출액이 3조620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16.0%, 전 분기 대비 6.0% 증가했다. 지난 2010년 이후 분기 최대 실적이다.
 
매출 확대와 더불어 수익성도 챙겼다. 영업이익 859억원을 달성하며 지난해 3분기 이후 4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성과다.
 
영업이익률 역시 개선됐다. 지난해 2분기 2.0%를 기록한 이후 3분기 -2.6%, 4분기 -1.2%로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더니, 올 1분기 들어서도 -0.3%로 체면을 구겼다. 그러다 2분기에는 2.4%까지 상승하며 반전에 성공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G 시리즈가 시장에 안착하며 브랜드 가치와 이미지를 삼성전자와 대등한 수준까지 끌어올린 상황에서 보급형의 중저가 라인업이 제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다.
 
2분기 스마트폰과 피쳐폰을 포함한 전체 휴대폰 판매량은 전 분기 대비 15%,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1900만대로 집계됐다. 휴대폰 중에서 수익성이 높은 스마트폰의 경우 2분기 1450만대가 판매됐다. 분기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1400만대를 돌파했다.
 
2분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0%, 전 분기 대비 18.0% 증가했다. 이로 인해 전체 휴대폰 판매량 대비 스마트폰 비중은 76.0%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박원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고가 제품인 G3의 성공적인 출발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왼쪽부터)◇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이 '갤럭시S5'를, 박종석 LG전자 사장이 'G3' 소개하고 있다.(사진=각사)
 
2분기 삼성전자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간 실적 고공행진을 이끌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던 스마트폰이 되레 부메랑이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잠정실적 발표 당시 각 사업부별 매출과 영업이익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2분기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IM(무선사업부) 부문의 영업이익이 4조원 중반대에서 5조원 초반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IM 부문의 영업이익이 5조4700억원, 올 1분기 6조4300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기존 실적치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10% 안팎으로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출하량은 7300만~7800만대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IM 부문의 실적 부진 원인으로 중저가폰의 실적 하락과 재고 감축을 위한 마케팅 비용 발생을 꼽고 있다. 아울러 3분기 성수기와 신모델 출시를 앞두고 유통 재고를 줄이기 위한 마케팅 비용을 공격적으로 집행한 점도 실적 하락의 원인이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5의 부진이 결정타로 작용했다. 갤럭시S5는 갤럭시S 시리즈 중 가장 많은 국가에 동시 출시됐음에도 판매량이 내부 기대치를 크게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전경(사진=뉴스토마토, LG전자 홈페이지)
 
이 같은 삼성전자의 부진으로 LG전자는 일정 부문 반사이익을 봤다는 분석이다. LG전자도 이를 인정했다. LG전자는 이날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열린 2분기 경영실적 기업설명회(IR)에서 스마트폰이 1년 만에 흑자 전환한 것이 삼성전자의 부진으로 인한 반사이익이 아니냐는 질문에 "부정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LG전자는 그러면서 "삼성이 부진해 보이긴 했지만 그보다 LG전자의 제품력이 지속적으로 좋아지는 효과가 더 큰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경쟁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그만큼 MC사업본부는 분위기가 고무됐다.
  
이처럼 스마트폰 업계 1위인 삼성전자가 주춤하는 사이 LG전자가 프리미엄뿐 아니라 보급형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2분기 스마트폰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는 약간은 섣부른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2분기에만 나타난 일시적 현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2분기 스마트폰 시장의 변화가 일시적일지 고착화될지 지켜봐야겠지만, 과거 삼성전자가 옴니아2로 온갖 혹평을 받으면서도 갤럭시S 시리즈를 선보이며 분위기를 반전했듯이 삼성의 잠재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LG전자는 이제 막 적자에서 벗어난 상황이다. 2분기 스마트폰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해도 삼성전자와 직접 비교가 가능할 만큼의 실적은 못 된다. 
 
제조업계 관계자는 "확실한 것은 LG전자의 스마트폰 기술 뿐 아니라 브랜드력이 삼성과 점점 대등해진다는 점"이라며 "삼성의 1위 체제가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LG의 비약적이 발전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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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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