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 매각 공고..주인찾기 '난망'

입력 : 2014-07-28 오후 12:35:18
[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전선업계 2위 대한전선(001440) 인수전이 시작됐다. 새 주인은 10월 본입찰을 거쳐 오는 11월에 결정될 전망이다.
 
28일 하나대투증권과 JP모건으로 구성된 대한전선 공동 매각주관사는 채권단이 보유한 주식 전부 또는 일부와 대한전선이 발행한 신주를 포함한 경영권 지분을 매각한다고 공고했다.
 
채권단은 다음달 29일까지 인수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안내서(IM)를 보내 오는 9월3일 예비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10월말 본입찰을 실시해 11월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매각 대상은 하나은행을 비롯한 외환·우리·NH농협·국민은행 등 5개 채권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이다. 채권단은 지난해 말 대한전선의 완전 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해 7000억원(보통주 146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단행했다.
 
3월말 기준으로 채권금융기관의 지분율은 35.71%이며, 우선주 전환시 지분율은 72.70%에 달한다. 매각 가격은 경영권을 포함해 700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
 
자본잠식 위기에 직면했던 대한전선은 올 들어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
 
대한전선은 지난 1분기 별도기준으로 매출액 3888억8500만원, 영업이익 110억3천4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액은 21.29%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551.43% 큰 폭으로 늘어났다.
 
대한전선은 지난해 초 사우디, 싱가포르 등에서 1억달러 규모의 초고압케이블 프로젝트를 수주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인도, 쿠웨이트, 두바이, 카자흐스탄 등 중동 국가들로부터 초고압케이블 공급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하며 부활의 날개짓을 펼쳤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기존에는 소재산업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으나 최근 초고압케이블 등 고수익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개선하면서 영업이익이 개선됐다"며 "전 세계적으로 노후 전력망 교체 등 사회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는 추세라, 초고압케이블의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대한전선의 매각 전망은 불투명한 상태다. 채권단이 회사를 쪼개지 않고 통째로 파는 일괄매각을 기본방침으로 내세웠기 때문. 현재 전선업계에서는 7000억원 규모의 대형 매물을 소화할 기업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그나마 자금능력이 튼실한 전선업계 1위 LS전선마저 시장 독과점의 이유로 대한전선 인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한 상황이라 가시화된 후보군조차 마땅치 않다.
 
구자열 LS전선 회장은 지난 3월 "올해는 국내기업 인수보다 초고압케이블과 해저케이블 등 신성장 제품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힘쓸 것"이라며 "대한전선을 인수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금호전기(001210)일진전기(103590) 등 국내 전선업체들도 대한전선 인수에 관심 없다고 못박았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지금으로서는 전선업계에 7000억원 규모의 대형 매물 인수전에 참여할 여력이 있는 기업이 없다"며 "채권단도 통째로 인수하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기업이 없으면 결국 분리 매각으로 방향을 틀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채권단이 핵심 사업군인 전선사업부와 기타사업부로 분리해 매각할 경우 몇몇 국내외 기업과 사모펀드가 인수를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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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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