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욱의 가요별점)그래, JYJ 재중·유천·준수는 가수였어

입력 : 2014-07-29 오후 1:39:50
◇정규 2집 앨범을 발매한 그룹 JYJ.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이 그룹의 새 앨범이 나오기까지 3년이나 걸렸네요. JYJ가 29일 두 번째 정규앨범인 ‘JUST US’를 발매했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팬들을 흥분시킬 만한 소식입니다.
 
그동안 JYJ 멤버들은 개인 활동에 주력을 해왔었죠. 박유천과 김재중은 연기자로서 각종 드라마, 영화에서 활약을 펼쳤습니다. 그리고 김준수는 뮤지컬계에서 꾸준히 경쟁력을 보여주면서 최고의 위치에 올랐습니다. 지난 2012년엔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는데요.
 
오랜 기간 동안 JYJ의 그룹 활동을 보지 못했던 일반 대중들로선 세 사람을 연기자 또는 뮤지컬 배우로만 인식하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겁니다. 이들이 노래를 부르는 그룹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 사람들조차도 그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는데요. 하지만 이번 앨범을 들어 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아, 그래, JYJ는 가수였지”
 
JYJ는 그 정도로 가수로서의 확실한 경쟁력을 보여줍니다. 현재 한창 활동 중인 후배 아이돌 그룹들에 비해 더 다양한 음악 장르를 노련하게 소화해내고, 그들보다 더 경쟁력 있는 보컬 실력을 보여줍니다. JYJ는 새 앨범 발매를 앞두고 '왕의 귀환'(The Return of the king)이란 타이틀을 내걸면서 컴백을 예고했었는데요. JYJ의 새 멤버는 이번 앨범을 통해 자신들이 왜 왕인지를 증명해 보입니다.
 
JYJ의 정규 2집 앨범엔 인트로인 ‘JUST US’를 비롯해서 총 13곡이 담겼습니다. R & B, 발라드, 브릿팝 등 다양한 장르의 노래들입니다.
 
 
타이틀곡은 ‘Back Seat’인데요.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어반 R & B 장르의 노래입니다. JYJ는 뮤직비디오를 통해 화려한 댄스를 선보이기도 하는데요. 'Back Seat'는 기본적으로 퍼포먼스보다는 세 멤버가 가진 목소리의 매력에 집중을 한 노래입니다. 박유천과 김재중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멜로디를 이끌고, 김준수는 리드 보컬로서 곡의 완성도를 높입니다. 웬만한 남성 그룹 중 이 정도로 멤버 모두가 각자의 매력이 담긴 소리를 내고, 실력을 보여주는 팀은 없습니다.
 
이번 앨범에서 눈여겨 볼 만한 점은 멤버 각자의 솔로곡이 실려 있다는 겁니다. 4번 트랙의 ‘7살’(김준수), 9번 트랙의 ‘서른’(박유천), 11번 트랙의 ‘Dear J’(김재중)인데요.
 
김준수의 솔로곡부터 살펴보죠.
 
요즘 노래 잘 부르는 아이돌 가수들 참 많죠. 각 그룹의 리드 보컬을 맡고 있는 가수들은 뛰어난 가창력을 보여줘 팬들을 열광시키곤 합니다.
 
그런데 김준수에겐 못 미치는 것 같네요. 뮤지컬계에서 괜히 최고의 위치에 오른 게 아닌 것 같습니다. 김준수의 목소리엔 힘이 있으면서도 드라마가 있습니다. 가수로서 웬만큼 내공이 쌓이지 않고는 힘든 일인데요. 아무래도 뮤지컬 무대에서의 풍부한 경험이 도움이 됐겠죠. '7살'은 동심에 대해 노래한  발라드곡인데요. 김준수는 부드러운 느낌의 창법으로 한 편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평소 김준수의 뮤지컬 무대를 본 팬들도 많겠지만, 김준수가 부르는 이 정도 수준의 노래를 음원으로 듣는 건 음악팬들에게 행운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박유천의 솔로곡도 인상적입니다. 김준수와 같은 드라마틱한 맛은 없지만, 꾸밈없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입니다. 이 노래엔 작사에 직접 참여한 박유천의 솔직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요. 주변 사람들이나 군대에 대한 이야기 등 30대를 앞두고 있는 인간 박유천으로서의 생각들을 그려냈습니다. 그런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것 같습니다.
 
김재중의 솔로곡인 ‘Dear J'는 파워풀한 리듬과 거친 기타 사운드가 돋보이는 곡인데요. 김재중은 매력적인 음색으로 이 노래를 소화해냅니다. 거친 듯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김재중만의 분위기를 잘 살려냈습니다.
 
앨범을 발매를 앞두고 JYJ 멤버들이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앨범명을 'JUST US'라고 한 것은 오랜만에 발매하는 앨범이기에 자칫 부담을 가지거나 멋지게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 대신 지금 우리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담고 싶었기 때문이다. JYJ가 가장 행복하게 작업한 음악으로 대중들에게 우리가 느끼는 행복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이번 앨범은 그런 JYJ 멤버들의 의도대로 잘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대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 위한 자극적인 음악보다는 여러 사람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감성적인 노래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요.
 
◇위에서부터 JYJ의 김재중, 박유천, 김준수.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3번 트랙의 ‘Letting go'와 5번 트랙의 ’Dad, you there?'는 R & B 곡입니다. JYJ 멤버들의 세련된 창법을 느낄 수 있는 노래들입니다. ‘Letting go'는 떠나간 여인에게 후회할 거란 메시지를 담은 노래이고, ’Dad, you there?'는 아버지의 사랑과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냈습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주제를 감성적인 방식으로 표현해내 듣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합니다.
 
6번 트랙의 ‘SO SO’와 8번 트랙의 ‘Let me see'는 발라드곡인데요. JYJ가 기교 중심의 R & B 곡과 담담하게 감정을 토해내야 하는 발라드곡을 모두 소화해낼 수 있다는 점을 눈여겨볼 만합니다. 특히 ’Let me see'에서 보여주는 세 사람의 호흡이 인상적인데요. 김재중이 직접 작사한 이 노래엔 멤버들의 아카펠라가 포함돼 있습니다. JYJ의 호흡은 아카펠라 그룹으로서도 손색이 없습니다. 김재중, 박유천, 김준수가 얼마나 오랜 기간 동안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왔는지를 느낄 수 있는 대목입니다.
 
7번 트랙의 ‘새벽 두시 반은 브릿팝 스타일의 노래인데요. JYJ가 참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소화해내죠? 신기한 건 멤버들의 목소리가 모든 장르에 다 잘 어울린다는 건데요. '새벽 두시 반'에선 특히 세 사람 각자의 목소리의 특색이 부각되는 솔로 파트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김재중이 작사한 ‘BaBoBoy'가 10번 트랙에 있습니다. 힙합 스타일의 일렉트로닉곡입니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들 중 스타일면에선 가장 눈에 띄는 곡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강한 비트를 가진 이 노래에 맞춰 JYJ가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모습이 상상이 되기도 합니다.
 
대중들은 대개 JYJ를 부드러운 이미지를 가진 그룹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개인 활동을 하면서 각종 작품 속에서 보여준 이미지가 그랬고, 이번 앨범을 통해 대체적으로 보여준 이미지도 그런 느낌입니다. 하지만 JYJ는 12번 트랙의 ‘Creation'을 통해선 강하고 남성적인 매력을 뽐냅니다. 강한 일렉트로닉 기타 사운드가 인상적인 곡인데요. 노래의 스타일에 맞게 멤버들은 폭발시키는 듯한 창법을 보여줍니다. 
 
마지막 트랙엔 미국의 유명 뮤지션인 크리스 브라운과 함께 작업한 노래인 ‘Valentine'이 담겼는데요. 이 노래는 영어 가사로 돼 있습니다. JYJ는 여전히 가장 많은 해외팬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그룹 중 하나죠. JYJ를 좋아하는 해외팬들에게 이 노래가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를 이끄는 멤버들의 목소리가 세련된 느낌을 줍니다.
 
JYJ의 정규 2집 수록곡들은 발표된 뒤 각종 음원 차트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완성도 높은 노래들이 음악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도 했지만, JYJ의 새 앨범에 대한 팬들의 기다림이 그만큼 간절했다는 의미이기도 하겠죠. JYJ는 다음달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컴백 쇼케이스를 개최한 이후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예정인데요. JYJ의 팬들에겐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8월이 될 것 같습니다.
 
< JYJ 정규 2집 'JUST US' >
대중성 ★★★★☆
음악성 ★★★★☆
실험성 ★★★☆☆
한줄평: 왕의 귀환을 증명한 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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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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