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지금까지 바디 판매에 열중했던 카메라업계가 렌즈로 눈을 돌리고 있다. 바디보다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렌즈를 많이 보유할수록 브랜드 충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카메라 시장에서는 본체와 렌즈가 붙어 있는 일체형 제품보다 여러 종류의 렌즈를 바꿔가며 사용하는 렌즈 교환식 카메라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카메라업계에서는 10대 중 2대만 콤팩트 카메라와 하이엔트 카메라와 같은 일체형 제품이고 나머지 8대는 렌즈를 끼웠다 뺄 수 있는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와 미러리스 카메라"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부분 렌즈 교환식 카메라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렌즈 활용도는 낮은 편이다. 국내 렌즈 부대율은 1.13 대 1 수준이다. 렌즈 부대율이란 카메라 본체당 몇 대의 렌즈를 보유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즉, 우리나라는 바디 한 대 당 하나의 렌즈만 사용하는 셈이다. 바디를 구입할 때 기본적으로 장착되는 표준 줌렌즈를 사용하면서 인물이 잘 나오는 단렌즈를 구매하는 데 그치고 있는 것. 독일과 프랑스의 렌즈 부대율이 각각 1.5 대 1, 1.3 대 1 수준인 것과 비교해 낮은 편이다.
최근 카메라 업계가 렌즈 관련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는 이유다. 렌즈 부대율을 높여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그 일환으로 소비자가 직접 렌즈를 사용하는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전문 상담사를 배치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야마다 코이치로 니콘이미징코리아 대표이사(사진=니콘이미징코리아)
DSLR 업계 2위인 니콘은 렌즈 부대율 높이기에 나섰다. 야마다 코이치로 니콘이미징코리아 사장은 지난 4월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에 부임한 이후 렌즈부대율이 낮은 것을 보고 의아하게 생각했다"며 "어떤 렌즈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사진이 어떻게 바뀌는지 알리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니콘은 지난 1959년 생산한 첫 SLR 카메라에 적용한 '니콘 F마운트'를 현재까지 유지하하고, 최근 출시된 미러리스 카메라에도 마운트 어댑터를 통해 기존 렌즈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 호환성을 높였다. 80종 이상의 렌즈 라인업을 구축했다.
전국 공식 인증 체험 매장과 니콘이미징코리아 서비스센터를 통해서 렌즈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렌즈 가이드북 제작이나 니콘 포토스쿨과 같은 강연을 통해 렌즈 활용 노하우를 전달하는 등 렌즈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미러리스 카메라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 업체들도 렌즈에 집중하고 있다.
소니코리아는 지난 29일 전국 8곳에 알파 시스템 컨설팅 스토어를 개장했다. 전문 컨설턴트들을 통한 제품 상담은 물론 광각부터 망원 프리미엄 렌즈까지 평소 사용해보기 어려웠던 소니의 다양한 카메라 렌즈를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올림푸스한국도 렌즈 관련 사이트를 신설하며 자사 렌즈 우수성 알리기에 나섰다. 올림푸스는 미러리스 카메라 브랜드 중 가장 많은 전용 렌즈를 보유하고 있다. 또 타사 렌즈까지 합치면 총 54종의 렌즈를 사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렌즈 관련 사이트 2개를 신설했다. '올림푸스 렌즈 어드바이저'에 접속하면 원하는 사진 촬영에 필요한 최적의 렌즈를 추천해준다. 또 선호하는 스타일의 이미지를 선택하면 이 이미지를 찍을 때 선택한 렌즈를 알려준다.
◇올림푸스한국의 렌즈 어드바이저(사진=올림푸스한국)
이와 더불어 ZUIKO 렌즈에 관한 정보를 담은 브랜드 사이트도 새롭게 개설했다. 높은 광학 성능과 고성능의 렌즈군인 M.ZUIKO PRO와 고화질 단초점 렌즈군인 M.ZUIKO PREMIUM, 작고 휴대가 간편한 표준 줌 렌즈군 M.ZUIKO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윤영훈 올림푸스한국 영상사업본부 마케팅팀장은 "미러리스 카메라 기능이 상향 평준화 됐다"며 "이제 소비자의 선택은 얼마나 다양한 렌즈를 선택할 수 있고 활용할 수 있는지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 코리아도 DSLR 카메라 사용자층을 흡수하기 위해 고급 렌즈군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그 일환으로 X마운트 렌즈 뿐 아니라 프리미엄의 XF렌즈의 라인업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렌즈인 후지논 XF렌즈 7종을 5박6일 동안 무료로 대여해 주는 서비스도 진행 중이다.
고용강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 코리아 마케팅 부문 부장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가장 큰 경쟁력은 렌즈군을 탄탄하게 확보하는 것"이라며 "후지논 렌즈의 우수성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다방면으로 제공하고 다양한 촬영환경을 지원하는 프리미엄 렌즈 라인업을 강화해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