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라미레즈 연장 끝내기포' LA다저스, 컵스전 승리..류현진 13승 실패

입력 : 2014-08-03 오후 4:01:14
◇류현진. (사진=로이터통신)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실투 한 개가 경기의 많은 것을 바꿨다. 그의 소속팀과 한국의 고정팬은 물론 미국 전역에서 찬사를 받을만한 좋은 기회를 놓쳤다. '선두'의 문턱은 아직 너무 높았다.
 
류현진(27·LA다저스)은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서 진행된 시카고 컵스 상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에 걸쳐 108구를 던지며 '9피안타 6탈삼진 1볼넷 2실점'으로 막으며 QS(퀄리티스타트 : 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이날 맞대결을 통해 류현진은 경기 전까지 3.44이던 평균자책점을 3.39까지 낮췄다.
 
다만 류현진은 이날 7회 2사 이후 실점하며 동점 상황을 자초해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결국 메이저리그 다승 공동 선두로 오를 영예와 사상 9번째인 한·일 맞대결 승리 기쁨까지 함께 날렸다.
 
그렇지만 한·일 맞대결서 류현진이 상대 일본인 선발 투수인 와다 쓰요시(33·시카고컵스)와 비교해 빼어난 투구를 펼친 점만큼은 위안으로 삼을 만하다.
 
◇류현진, 4회 빼곤 매 이닝 주자 내보내
 
이날 류현진은 QS를 기록하긴 했지만 투구 내용을 세세하게 살피면 낙관적으로 평가하기는 무리다.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이 발휘되지 않았다면 실점이 우려되는 정도다.
 
류현진은 4회를 제외하고 이닝마다 주자를 내보냈다. 주자가 있는 불안한 상황에서 투구를 계속 이었고, 자연스레 가끔씩 실점이 따라왔다. 이날 다저스 타선의 약세까지 겹치며 류현진은 결국 승리를 놓쳤다.
 
1회와 2회는 1사 이후로 안타를 내줬다. 1회에는 크리스 코플런에게 2루타를 건네주더니 스탈린 카스트로에게 중전 적시타를 건네 선취점을 빼앗겼다. 2회는 크리스 볼레이카를 안타로 내보냈지만 주니어 레이크와 상대 투수 와다 쓰요시를 연이어 삼진으로 돌려세워 이닝을 간신히 마쳤다.
 
3회에는 선두타자를 출루시켰다. 결국 우전안타로 출루한 아리스멘디 알칸다라는 이어진 내야땅볼에 2루까지 달렸고, 컵스는 2사 1, 2루 득점할 찬스를 엮는다. 저스틴 루지아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지 않았다면 어떻게 실점했을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류현진은 4회초만 삼자범퇴 마무리됐다. 웰링턴 카스티요를 내야 땅볼로 잡고 볼레이카와 레이크를 연속 헛스윙 삼진 처리한 것이다.
 
4회말 다저스는 2점을 얻었다. 라미레즈의 볼넷 후 4번으로 나선 맷 캠프가 좌중월 투런홈런을 터뜨려 '2-1'로 역전에 성공한 것이다.
 
5회와 6회는 병살타로 이닝을 종결했다. 5회 1사 이후엔 알칸타라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코플런을 투수 앞 땅볼로 유도해 병살타로 이닝을 마쳤고, 6회에는 선두타자 안타 이후로 병살타를 유도했고 볼넷을 내준 이후론 후속 타자를 땅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불안한 1실점 투구를 이어가던 류현진은 마침내 7회에 동점을 허용했다. 1사 이후 주니어 레이크의 기습번트 시도에 결국 안타를 내줬고, 대타 라이언 스위니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으며 실점 위기를 벗어난 듯 했지만 알칸타라에게 우중간 담장을 직선으로 맞히는 1타점 2루타를 내준 것이다.
 
이후 류현진이 추가 실점을 혀용하지 않은 가운데, 다저스도 7회말 점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류현진의 마지막 승리 기회는 사라졌고, 결국 승패를 마무리짓지 못하고 이날 아쉬움 속에 경기를 마쳐야 했다.
 
◇와다 쓰요시가 6회 2사 이후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한·일전은 류현진의 '판정승'
 
이날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을 펼친 컵스의 투수는 일본인 베테랑 와다 쓰요시(33)다. 와다는 류현진처럼 자국리그를 평정한 후 빅리그를 향한 선수로서, 2011시즌 이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해 마침내 빅리그 무대에 올라섰지만 수술과 재활을 반복한 끝에 지난해 방출되고 컵스에 입단했다.
 
다만 일본리그 시절, 데뷔 첫 해에 신인왕에 등극했고 2010년에는 '17승8패'로 최우수선수(MVP)와 다승왕에 올랐을 정도로 주목받던 좋은 경험이 있다. 류현진과 비슷한 경험이다.
 
그렇기에 이날 경기는 통산 9번째 메이저리그 한일전 외에 두 투수 개인의 맞대결로도 주목받았다. 와다로서는 자신의 최초 빅리그 한일전이고, 류현진은 지난해 6월 치렀던 구로다 상대 대결서 당했던 패배를 설욕해야만 하는 입장이었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메이저리그에서 그동안 한국과 일본 양국 투수가 선발 맞대결을 벌인 경험은 모두 9차례로 한국은 6승1패로 우세다. 박찬호가 2000년 3차례 대결을 전승했고, 김선우-서재응-김병현이 2004~2006년 차례로 1회씩 이겼다.
 
서재응은 2003년 9월22일 몬트리올전에서 토모 오카와 겨뤄 승패를 끝내 가리지 못한 경험도 있다. 결국 한·일전 패배 판도라 상자는 류현진이 지난해 6월 20일 최초로 개봉했다.
 
와다와 류현진 모두 승패를 가져가지 못하면서 확실한 승부 구분은 어려워졌다. 다만 이날 투구내용을 보면 류현진이 상대적으로 우세했다. 둘다 '6탈삼진 2실점'의 기록을 남겼지만 류현진이 7회까지 마운드에 올라섰고 와다는 6회 2사 이후로 카를로스 빌라누에바에게 마운드를 넘겼기 때문이다.
 
◇경기는 결국 다저스 승리
 
이날 경기는 9회까지 2-2로서 승부를 끝내 가리지 못하고 동점 상황을 이었고, 결국 연장에 돌입해서도 경기는 연신 팽팽하게 진행됐다.
 
승부는 연장 12회말 2사 이후 고든의 중전안타가 터지며 슬슬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했다. 디 고든은 안타 이후 도루에 성공했고 저스틴 터너는 볼넷으로 출루해 2사 1, 2루 찬스를 엮었다. 만약 다음 타자가 점수를 내면 이날 경기는 끝나지만 아웃될 경우 13회로 이어지는 선택의 순간이었다.
 
좋은 기회에 타석에 오른 헨리 라미레스는 컵스 7번째 투수인 블레이크 파커가 2구째 던진 커브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을 작렬해 경기를 끝냈다. 5시간에 육박하는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이날 63승(48패)째를 거둔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자리를 고수했다. 반면 시카고는 63패(46승)째로 중부지구 꼴찌를 유지했다. 제이미 라이트가 승리투수로 기록됐고, 끝내기 홈런을 내준 파커는 패전 멍에를 썼다. 선발로 나선 와다와 류현진은 승패에 대한 기록은 남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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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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