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지난주 뉴욕 증시가 크게 하락하며 변동성이 커지고 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낙관론이 우세하다.
미국의 경제 펀더멘탈이 견고한 만큼 지난주 증시 급락은 단기 조정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7월 고용 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조기 금리 인상론이 힘을 잃으며 증시에 호조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지만 장기적 전망은 여전히 낙관적이기 때문에 지금이 매수의 기회라고 설명한다.
◇지난주 다우지수 2.8% 급락..VIX지수 17.03
지난주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모두 2% 이상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2.8% 밀리며 주간 기준으로 지난 1월 이후 최고 낙폭을 기록했다. S&P500지수 역시 2.7% 떨어져 2012년 6월 이후 2년 만에 주간 기준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나스닥 지수는 2.2% 내렸다.
또한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지난주 오름세를 지속하며 17.03까지 치솟았다.
◇지난 3개월 VIX지수 추이(자료=야후파이낸스)
대내외적으로 여러가지 리스크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온 것이 뉴욕 증시를 끌어내렸다.
먼저 대외적으로는 남미의 두 번째 경제 대국인 아르헨티나가 13년 만에 디폴트 사태에 빠졌다는 소식과 미국과 유럽연합(EU)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경제 제재를 발표했다는 소식 등이 금융 시장에 불안감을 키웠다.
이와 함께 7월 유로존의 물가 상승률이 0.4%로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는 소식 역시 유로존의 경제 침체 우려를 키우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또한 이라크와 가자 지구에서 유혈 사태가 지속되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는 점 역시 부정적인 요인이었다.
미국 내에서는 조기 금리 인상론이 다시 한번 고개를 들며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의 2분기 고용비용지수(ECI)와 임금 상승률이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빠른 경제 회복이 조기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美 경제 펀더멘탈 튼튼..증시 급락은 단기 조정에 불과"
이처럼 증시가 급락하자 일각에서는 뉴욕 증시가 본격적인 조정 국면에 들어선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월가에서는 통상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에서 10% 이상 하락했을 때 증시가 본격적인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한다.
다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 펀더멘탈이 견고한 점을 꼽으며 증시가 다시 강세장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마크 스텔만 알파인펀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 경제 펀더멘탈이 튼튼하기 때문에 증시 하락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며 "지난주 증시 급락세는 저가 매수의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4%를 기록해 서프라이즈 수준을 나타내며 미국 경제 펀더멘탈이 견고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양호한 미국 기업들의 실적 역시 미국 경제 낙관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현재까지 S&P500지수 편입 종목의 71%가 2분기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68.1% 기업이 시장 예상에 부합하거나 예상을 웃도는 성적을 내놓았다.
이와 함께 지난주 뉴욕 증시를 흔들었던 조기 금리 인상론 역시 잠잠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증시에 훈풍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연준이 긴축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노동부는 지난 7월 비농업부문 취업자수가 20만9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가장 작은 증가폭으로 전문가들의 예상치 23만3000명과 전월 수치인 28만8000명을 큰 폭으로 밑도는 것이다.
◇美 비농업부문 취업자수 추이(자료=investing.com)
실업률 역시 전달 수치였던 6.1%에서 증가한 6.2%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7월의 고용지표가 너무 좋지도, 크게 나쁘지도 않은 이른바 '골디락스' 수준을 기록했다며 이것이 시장에는 호재라고 설명한다.
CNBC는 "현재 미국 경제는 성장하고 있지만 연준이 긴축을 서두를 정도의 속도로 성장하고 있진 않다"며 "이는 증시가 상승할 수 있는 완벽한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클 블락 리노 트레이딩 파트너스 수석 전략가 역시 "현재 증시가 더 이상 뒷걸음질 칠 이유가 없고 이것은 매수 기회"라고 설명했다.
또한 변동성 지수가 현재 17.03으로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장기 평균인 20 이하를 나타내는 것도 향후 주가 상승을 뒷받침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단기 변동성 장세 후 다시 강세장으로 전환"
다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장세를 피해가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연준의 양적완화 종료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변동성이 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 추가로 증시가 더욱 하락할만한 요소가 없는 만큼 이 같은 단기 조정은 5% 정도로 그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CNBC는 "향후 5% 안팎의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이것은 지극히 건강하고 정상적인 수준"이라며 "돌발 악재가 발생하지 않는 한 매도가 이어질만한 이유가 없다"고 평가했다.
5% 정도의 조정은 지난 3년간 이어져 온 양적완화가 종료되는 것에 대해 적응하는 과정이라 자연스러운 것으로, 장기적으로는 상승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는 시각이다.
아트 호건 원더리치증권 수석 시장 전략가는 "S&P500지수가 6% 가량 조정을 받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미국 경제 펀더멘탈이 견고한 만큼 이후에는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가의 유명한 투자자인 데니스 가트먼 역시 "S&P500지수가 단기적으로 1860~1875선까지 내려갈 수 있지만 증시 급락은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다"라며 "증시 강세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피터 모르시 메릴랜드대 교수는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미 증시는 단기 가격조정을 보일 수 있지만 향후 3~5년간 S&P500지수는 2500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론 웨인 블랙스톤 전략가 역시 "현재 미국의 경제 펀더멘탈이 양호한 만큼 올해 말까지 S&P500 지수는 2300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