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하는 검은대륙..제2의 아시아 될까

아프리카 경제, 2050년까지 3배 성장
美·中 등 경제대국 구애 활발
도미노 금융위기 우려·안보 위기 등 극복해야

입력 : 2014-08-04 오후 5:25:09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검은 대륙, 아프리카 경제가 급성장하고 있다. 뉴욕타임즈(NYT) 등 주요 외신들은 아프리카가 지난 1990년대 초고속 성장세를 보여줬던 아시아 신흥국의 뒤를 이을 것이라고 입을 모아 전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3일(현지시간) '아시아의 호랑이'에 빗대 급성장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에 '아프리카의 사자'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전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은 에볼라 바이러스의 창궐이나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지속적인 테러위협, 선진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금융위기 가능성 등 극복해야할 리스크도 많이 남아있는 상태다.
 
◇2050년까지 경제 3배 성장..나아지리아는 20大 경제대국으로
 
아프리카 경제의 핵심 발판은 풍부한 천연자원과 젊은 노동력, 급팽창하고 있는 중산층 등으로 정리된다. 이같은 장점들이 극빈층의 증가를 비롯한 경제의 불균형,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위협, 사회기반시설의 부족 등의 리스크를 상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아프리카연합(AU)과 아프리카경제위원회(ECA)에 따르면 세계 경제에서 아프리카가 차지하는 비중은 오는 2050년까지 현재의 3배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아프리카의 1인당 평균 소득도 지금의 6배 수준으로 늘어나고, 14억명 이상의 인구가 중산층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아프리카 경제에 대한 전망도 밝다. IMF는 지난달 24일 사하라사막 이남지역의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제 규모가 올해 5.4%, 내년에는 이보다 큰 5.8%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아프리카 최대 경제대국인 나이지리아의 경제가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7.1%씩 성장하며 세계 20위권 안에 들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 수를 기준으로는 현재의 독일과 프랑스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이같은 낙관적 전망에 힘입어 올해 아프리카에 흘러든 외국인직접투자(FDI)는 800억달러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전세계 FDI의 5.7%가 아프리카에 흘러갔다. 10년 전 3.6%보다는 2%포인트나 많아졌다.
 
◇경제대국의 러브콜 활발..美, 아프리카 40개국 정상회담
 
아프리카 경제의 눈부신 성장에 미국과 중국 등 경제대국의 러브콜도 활발해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오는 4~6일 아프리카 50개국 정상을 초청해 역사상 처음으로 미·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초청대상에서 제외된 국가는 AU와 관계가 좋지 않은 수단과 에리트레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짐바브웨 등 4개 국가에 불과하다.
 
정상회담의 주요 주제는 무역·투자, 평화·안보, 거버넌스 등 세가지다. 과거 아프리카에 대한 접근이 인프라 지원이나 무상 금융 지원에 그쳤던 것과는 확실히 달라졌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리카와 비지니스를 하기를 원한다"고 말하며 급성장하는 아프리카 경제에 대한 무역과 투자확대 등이 주된 논의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보다도 먼저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기회 확대에 눈독을 들여왔다. 중국의 아프리카에 대한 교역 규모는 지난 2009년 미국을 넘어섰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는 각각 지난해말과 올해 초 아프리카 주요국을 방문해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금융위기 우려·치안문제 등은 '넘어야할 산'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하라사막 이남 국가들이 잇달아 IMF에 손을 벌리며 도미노 금융위기 우려도 커지고 있다.
 
자국 통화가치 급락과 재정적자 확대로 고전하고 있는 가나는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할 예정이다. 잠비아는 이미 지난 6월부터 IMF와 구제금융 협상을 진행 중이다. 가나의 세디화 가치는 올들어 40%, 잠비아의 크와차화 가치는 올들어 10% 이상 급락했다.
 
이들 뿐만이 아니라 코트디부아르나 케냐, 세네갈 등의 재정상태도 양호한 편은 아니다. 고위험·고수익 채권으로 자금이 몰리는 기회를 타 대규모 국채를 발행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이들 국가들의 국채발행 규모는 지난해 110억달러, 올들어 지금까지는 60억달러에 이른다.
 
연준이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이들 국가에 대한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생기는 이유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도 최근 "글로벌 금리가 오르면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이 외부 충격에 노출되며 시장에 혼란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함께 보코하람과 알샤바브 등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잦은 테러와 서아프리카 지역에서만 800명이 넘는 목숨을 앗아간 에볼라 바이러스 등 사회적 안전과 치안 기반이 취약한 점도 경제의 중요한 리스크중 하나다.
 
로버트 슈라이어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대학 정치학과 교수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정치·안보의 위험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경제의 발전 속도도 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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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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