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정부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서아프리카를 제외하고 자연발생한 적으며 전파율이 낮기 때문에 국내는 안전지역이라고 강조하지만 국민들의 불안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부가 안전하다는 홍보만 하며 대책 수립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6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에볼라출혈열 예방대책을 보고하며 "에볼라 바이러스는 호흡기 감염이 아닌 직접적인 신체접촉으로만 전파된다"며 "국내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에볼라 동향을 국제사회와 공동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이 세계보건기구(WHO) 자료를 인용해 발표한 자료를 보면, 1일 기준 세계 에볼라 바이러스 환자는 1603명(사망자 887명)으로 모두 기니 등 3개국에서만 발생했다.
이에 정부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기니 등 특정 국가에서만 발병했고 전파력이 약한 데다 잠복기(21일)에는 감염이 안 되므로 세계적인 전염병으로 커질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해 출입국 관리를 중심으로 예방대책을 강화하고 있는 상태다.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이송되고 있다.(사진=로이터통신)
그러나 정부가 WHO 정보만 의존해 사실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다.
우선 지금 날짜가 6일인데 정부는 WHO 공식발표에 사용한다며 일주일 전 자료로 환자 발표를 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정부는 기니 등 3개국에 외교 공관을 파견했는데도 이곳을 통한 직접 파악을 하지 않고 한발 늦은 정보만 발표해 혼란을 키운다는 것이다.
또 '잠복기 동안 감염되지 않는다'는 부분도 절대적인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최동익 의원은 "WHO에 따르면 잠복기에 감염되는지 아닌지 확인이 안 됐다는 것이지 절대적으로 감염이 안 된다는 게 아니다"며 "정부가 더 자세히 조사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잠복기에 무조건 안 된다고 발표한 것은 성급했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용익 의원도 "뉴스를 보면 의료인력의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비율이 높은데 이들이 감염예방 수칙을 몰라서 바이러스에 걸린 게 아닐 것"이라며 "다른 수단을 통한 감염도 염두에 두고 질병에 대해 조사하고 정확한 정보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중점 둔 출입국 관리에서도 구멍이 생길 우려가 있다. 정부의 출입국 관리는 해외에 나가는 사람이 기니 등으로 간다고 밝히거나 이곳에서 비행기·배를 타고 들어오는 사람만 관리하는 방식이다. 기니 등을 중간에 거치는 경우는 제대로 파악이 안 되는 셈.
또 기니 등 3개국에 나간 외교 인력·교민들과 관련해 외교부와 질병관리본부 측은 "현재까지 우리 교민의 건강에는 이상이 없다"며 "현지를 떠나도록 권고했고 필요하면 의료인력을 파견할 것"이라고 밝혀 선제적인 대응을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정부가 '우리는 안전하다'는 생각에 에볼라 공포를 괴담 수준으로만 인식하며 너무 소홀히 대응한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대책이 바이러스가 들어오는 것을 막는 데 집중된 반면 만일의 경우 국내로 바이러스가 유입된 상황에는 대비가 취약하다는 것.
실제로 정부가 에볼라 바이러스를 예방한다며 실시한 훈련은 국내로 오는 비행기에서 환자가 생겼을 때를 대비해 실시한 모의훈련 뿐이다. 다른 방재·방역 훈련은 전무하다.
이에 올해 초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능 오염수가 유출됐을 때 정부는 우리나라가 안전하다고만 말하며 별도 대책을 세우지 않은 일을 타산지석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은 "에볼라에 대한 괴담이 유포되고 있는데 정부가 통설에 의존한 정보가 아닌 질병의 실체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고 적극적으로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다각적인 방면에서 구체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