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중. ⓒNews1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은퇴한 '피겨여왕' 김연아(23)의 남자친구로 널리 알려진 국군 체육부대의 아이스하키 선수인 김원중(29) 병장이 국가대표로 파견돼 훈련 도중 외부 합숙소를 정식 절차 없이 임의로 이탈했다가, 민간 차량과 충돌로 부상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국방부는 6일 김원중(29)을 비롯한 3명의 병사가 지난 6월27일 개인 차량으로 합숙소를 무단 임의 이탈해서 태국 전통 마사지를 받고 복귀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한 사실을 소속 부대에 보고하지 않고 은폐하다, 익명의 제보를 받고 조사를 시작해 관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게 됐다고 발표했다.
국군 체육부대는 마사지업소 출입 및 교통사고 미보고 등 부대예규 위반을 이유로 김 병장과 이모(29) 병장, 이모(26) 상병의 선수 자격을 박탈하고 일반병 보직으로의 전환을 결정했다. 사고를 일으킨 병사 3명의 야간 외출을 허락한 코치(민간인)는 코치 직에서 면직 처리했다.
◇소속 부대에 미보고하고 숨기다 익명 제보로 드러나
국방부에 따르면 김 병장 등 사고병 3명은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단에 포함되면서 지난 6월16일부터 태릉선수촌과 목동 아이스링크를 오가며 상비군 훈련을 받았다.
국군 체육부대가 위치한 경북 문경시에는 아이스링크 관련 시설이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달 치러질 인천아시안게임이 임박해 시설 부족으로 태릉선수촌에 입촌하지 못한 이들은 결국 경기도 고양 소재 한 호텔에 단체 합숙소를 마련해 생활을 했다.
이들은 같은달 27일 오후 9시께 코치에게 "탄산음료를 사오겠다"며 허락을 얻어낸 뒤 이 병장이 운전한 차량(폭스바겐)을 타고 합숙소에서 3㎞ 떨어진 마사지 업소를 들렀다.
마사지 업소에서 2시간동안 마사지를 받은 세 명은 합숙소로 복귀하던 도중 신호를 위반한 음주운전 차량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조수석에 승차한 김 병장은 우측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6주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다. 운전자 이 병장 등 2명은 가벼운 타박상을 입고, 태릉선수촌으로 복귀했다.
이들은 이같은 사실을 소속 부대에 미보고하고 끝까지 숨겨오다가 제보를 받은 국방부 조사본부가 이같은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면서 드러났다. 현재 조사본부는 해당 사건을 조사 중이다.
국군 체육부대는 부대예규를 어긴 선수(병사) 3명과 민간인 감독, 코치 및 이를 감독하는 간부를 징계 및 지휘 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야간 외출을 허락한 민간인 코치는 즉시 면직 처리됐고, 지휘·감독 책임자인 체육부대 3경기대대장(소령)은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마사지 업소는 퇴폐 업소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으며 3명 모두 음주는 하지 않았다"며 "병사들과 민간인 코치는 처벌을 염려해 이같은 사실을 한달 넘게 숨겼다"고 말했다.
국군 체육부대는 조사본부의 조사 결과가 통보되는 '즉시' 징계 조치할 계획이다.
사고병 3명은 선수 외 일반 보직으로 변경되며, 현재 민간 병원에 입원 중인 김 병장은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한편 병장 두 명은 오는 9월 전역 예정이다. 이 상병은 전역까지 1년 정도 남았다.
◇아이스하키協, 징계위 회부 및 대표 자격 박탈 검토
사태가 확산되자 대한아이스하키협회도 자체적인 징계를 부과하는 계획을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중징계가 유력하다.
협회는 이번 사안에 대해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영외에서 생활한 스타 출신 병사의 무단이탈 문제는 이미 연예계에서 크게 화제가 됐고 대다수 국민의 공분을 샀기 때문이다. 결국 징계는 물론 해당 조직이 모조리 해체되는 수순을 밟기도 했다.
<뉴스토마토>의 취재 결과 협회는 이들에게 국가대표 자격의 영구 박탈 등을 포함한 중징계를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관계자는 "협회도 곧 징계위원회를 개최해 세 선수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