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대규모 국가재정 투입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규제가 총사업비 기준 1000억원으로 완화될 예정이다.
현행 국가재정법상 총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나 국가재정 투입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공공건설사업 등은 사업추진 이전에 타당성조사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이 규제가 정책운용의 폭을 제한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2배 수준'으로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다.
총사업비규모 1000억원이 넘거나 나랏돈 600억원 이상이 투입돼야만 예비타당성조사를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국회에서 "공사비 인상 등의 요인이 있는데도 1999년 도입된 예비타당성 조사 기준을 유지하다 보니 지나치게 많은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 들어가고 지역균형 발전 문제도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고 언급한데 이어 정부입장에서 규제완화의 수준이 사실상 정해진 셈이다.
8일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재정사업에 대한 예타(예비타당성조사) 금액을 총액기준으로 최대 1000억원으로 확대하는 것으로 검토되고 있다"면서 "경제정책을 도입하는데 유연성을 더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예비타당성조사는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한 경제성을 분석하고 투자의 우선순위나 투자의 시기, 재원조달방법 등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절차로 무리한 사업추진에 따른 국가재정낭비를 막기 위해 1999년부터 도입된 재정 안전망이다.
이에 따라 예비타당성조사 규제가 두배 수준으로 완화될 경우 SOC(사회간접자본) 등 공공사업에 대한 부실우려도 커질 전망이다.
종전에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서 추진됐던 공공사업들도 경제성 분석이 잘못됐거나 투자를 잘못해서 국가재정을 축내고 있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또 내년부터 시행하려는 조세지출사항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도입도 종전에 조세지출규모 100억원으로 제한하려던 것을 크게 완화해서 300억원이 넘어야만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칠 수 있도록 완화했다.
정부 관계자는 "예비타당성조사 기준이 너무 엄격하면 조사대상 건수가 너무 많아져서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 현실적으로 조사연구여건 등을 감안해서 대상금액을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