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세계적으로 에볼라출혈열에 대한 공포가 커지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기니와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나이지리아 등 4개국으로의 여행 통제하고 이곳 출국자에 검역을 강화하는 내용의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에 우리나라도 나이지리아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하고 유사시를 대비하기로 했다.
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장옥주 복지부 차관 주재로 복지부와 외교부, 법무부 등 정부 10개 부처 실무자가 참석한 가운데 에볼라 바이러스 대책회의를 열어 WHO의 비상사태 선포를 검토한 후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정부는 이미 에볼라출혈열이 자연발생한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에 특별여행경보를 발령한 상태며, 이번에 나이지리아 일부지역(라고스)를 추가했다. 특별여행경보는 해당지역에 대한 여행을 취소·연기하고 체류자에게는 귀국을 권고하는 효력이 있다.
정부는 또 나이지리아 입국자는 기니 등 3개국 입국자와 마찬가지 수준의 검역을 실시하고 잠복기(최대 21일) 동안 신체변화를 관찰하는 등 검역도 강화하는 한편 아프리카로부터 들어오는 직항편은 물론 외국을 경유하는 사람에게도 검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다음 주 중으로 감염내과 전문의와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을 포함한 외교부 신속대응팀을 나이지리아로 파견해 현지 현황을 파악하고 에볼라 바이러스 의심환자가 발생하는 등 상황이 변동하면 즉시 투입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한편, 보건당국은 WHO가 에볼라출혈열 비상사태를 선포했지만 여전히 이 질병이 국내로 들어올 가능성은 적다고 판단,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권준욱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현재 서아프리카 지역 외에 에볼라출혈열이 자연발생한 곳은 없으며 잠복기에는 전염되지 않는다"며 "호흡기 전파가 아닌 혈액·체액 등에 노출되는 직접적인 신체 접촉으로만 감염되므로 출입국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권준욱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이 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와 관련한 정부의 긴급대책회의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