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지난 2주간 변동성 장세를 펼치며 하락했던 뉴욕 증시가 반등하고 있다.
투자자들을 불안에 떨게 했던 지정학적 우려가 완화되고 있다는 안도감 덕분이다. 이와 함께 조기 금리 인상론도 힘을 잃으며 증시 반등을 도와주고 있다.
이에 대해 월가는 그동안의 낙폭이 지나쳤다며 증시가 과매도권을 벗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욕 증시, 변동성 장세 끝에 2거래일 연속 반등 성공
1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3대 지수는 일제히 상승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 대비 16.05포인트(0.10%) 오른 1만6569.98을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도 전일 대비 5.33포인트(0.28%) 상승한 1936.9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0.43포인트(0.70%) 높아진 4401.33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2주간 뉴욕 증시는 큰 폭의 출렁임을 보였다. 지난 5일에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우려가 고조되며 다우지수는 0.8% 하락했고 그 다음날 소폭 반등하나 싶더니 다시금 이라크를 둘러싼 위기감이 고조되며 하락으로 전환했다.
그 전주(7월28일~8월1일)에는 뉴욕 증시 하락 흐름이 더 두드러졌었다.
주간 기준으로 S&P500지수는 2.7% 하락해 2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다우지수도 2.8% 떨어져 6개월 만에 최고 하락률을 나타냈을 뿐 아니라 나스닥지수도 2.2%나 하락했다.
이 주에는 증시 변동성을 나타내 주는 VIX지수가 30% 이상 오르기도 했고 미국 경재 매체 CNN머니가 개발한 '공포&탐욕 지수(Fear & Greed index)'가 '극단적인 공포' 수준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욕심이 아닌 공포로 인해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금요일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서 군사훈련을 종료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뉴욕 증시는 반등에 성공하며 2거래일째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3개월 다우존스 추이(자료=야후파이낸스)
◇지정학적 리스크·조기 금리 인상 불안감에 과매도
지난 몇 주간은 대내외 악재들이 겹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했었다.
실제로 지난 8일 전미개인투자자협회(AAII)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증시를 비관하는 의견은 전체의 38.2%를 차지했다. 이는 낙관론자 비율인 30.9%를 웃도는 것으로 그만큼 불안감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뜻이다.
투자자들의 두려움이 커진 가장 큰 배경으로는 대외적으로는 지정학적 우려감이 고조된 것을 꼽을 수 있다.
먼저 우크라이나 관련 리스크가 재부각됐다. 러시아가 서방 제재에 대해 본격적인 보복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지난 8일 러시아 정부는 이날 미국·유럽연합(EU)산 농산물과 식품 수입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이와 같은 금수 조치로 서방 국가들의 경제적 타격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증시는 타격을 입었다.
또한 미국이 이라크 사태와 관련 반군에 대해 공습을 허용한 것 역시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이라크 공습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이뿐 아니라 지난달 초부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이 이어지며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 역시 증시에 악재였다.
지정학적 우려감 외에도 유로존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역시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아르헨티나가 13년만에 2번째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졌다는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유로존의 물가 상승률이 낮은 수준을 이어가는 것 역시 유로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미국 내부에서는 조기 금리 인상론이 힘을 얻으며 증시에는 악영향을 미쳤다. 미국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포착됐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지난달 30일 발표된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 동기 4% 깜짝 성장한 것으로 나오면서 금리 인상론이 대두됐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위원들도 잇달아 조기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자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이렇게 이곳저곳에서 악재가 터져 나오자 미국 증시가 본격적인 조정 장세에 진입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낙폭이 커졌다.
◇"과매도 지나쳤다..증시 반등할 것"
다만 이 같은 낙폭은 지나친 과매도에 따른 것이라며, 증시가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월가에서 힘을 얻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는 추세이고 금리 인상론도 힘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접경에서 군사 훈련을 종료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인도주의 지원단을 파견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 뿐 아니라 중동 지역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집단 하마스는 이집트의 중재로 72시간 휴전에 합의했다.
이라크 사태는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이라크 사태가 유가나 원유 회사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적어지고 있다.
앨빈 탄 R.W베어드 이사는 "우크라이나 근처에서 러시아 군사 훈련이 종료됐다는 소식에 글로벌 증시가 다시 랠리를 보이고 있다"며 "이라크 군대 상황도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브루스 비틀스 R.W베어드 수석 전략가는 "주가는 지난 2주간 크게 과매도 됐다"며 "시장의 비관론이 지나쳤다는 것을 투자자들이 깨달으면서 주가 반등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조기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낮아진 것 역시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에는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이 미국 및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실망감을 나타내며 비둘기파적인 모습을 보였다.
피셔 부의장은 이날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미국 경제가 저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경제는 여전히 연준의 부양책을 필요로 함을 강조했다.
제이 퓨어스타인 매닝앤드내피어 이사는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크게 오르거나 노동시장이 큰 폭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조기에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주식 배당률이 10년물 국채 수익률보다 높게 유지된다면 랠리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꼽히는 마크 파버 글룸붐앤둠 리포트 편집인 역시 미국 증시 반등론에 힘을 실어줘 눈길을 끈다.
이례적으로 파버는 "현재 미국 증시가 완전한 과매도 상태에서 회복하며 반등 장세가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파버는 "많은 주식이 조정을 받았다"며 "지난 목요일 장 마감 이후 단기적으로 증시는 극도의 과매도 상태로 20%의 주식만이 50일 이동평균선을 웃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반등에 성공하더라도 기술적 충격이 컸기 때문에 신고가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