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자유로운 나라를 만들려면 정의롭게 행동하는 양심이 돼야 한다."(故 김대중 전 대통령, 2009년 '6.15 선언 9주년 행사 중')
세월호 특별법을 두고 대치중인 여야 의원들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5주기를 맞아 한 목소리로 '행동하는 양심'으로 기억되는 김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8일 오전 서울 동작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서거 5주기 추도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살아오셨던 민주주의의 길,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길, 그리고 세계 평화의 길이 무엇인지를 되새기는 그런 하루가 됐으면 좋겠다"며 "그 어느 때보다도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이 솟구치는 하루"라고 말했다.
또 박영선 위원장은 앞서 이날 오전 배포한 성명을 통해 "세월호 참사, 윤일병 사태 같은 전례 없는 비극을 겪으면서 우리는 그분의 지도력, 그분의 지혜와 용기가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 다시 절감했다"며 "언제나 눈물 흘리는 사람들을 살피고, 약자들을 위해 결단하셨던 그분의 길. 그것이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이라고 김 전 대통령을 그리워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이날 오전 열린 새누리 최고위원회의에서 "생전에 행동하는 양심으로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탄압과 박해를 받은 고인은 미움과 증오를 관용과 화합, 상생으로 승화시켰다"면서 "지역 이념 계층 남북의 화합을 위해서 노력한 고인은 모든 현안을 국회 중심으로 풀어야 한다는 진정한 의회주이라는 부분에서 현 정치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고인의 뜻을 이어받아 실타래처럼 얽힌 세월호 정국을 풀어내자"며 "상호불신에 따른 진영논리 갇혀있는 우리 사회와 정치권이 진영논리 벽을 허물고 화합과 상생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고 덧붙였다.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서거 5주기 추도식에서 이희호 여사가 헌화하고 있다.ⓒNews1
이정미 정의당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정의와 인권, 민주주의를 향한 쉼없는 투지를 보여주었던 '행동하는 양심'은 아직도 우리 가슴에 깊이 새겨져 있다"며 "수많은 국민들이 깊은 상처를 입고 있는 오늘의 대한민국에 고인이 생전에 보여준 강인한 실천력과 정치적 노력이 더욱 아쉽고 그립다"고 말했다..
이정미 대변인은 "특히 경색일로로 치닫는 위기의 남북관계에 통일의 주춧돌을 놓은 6.15공동선언 합의 등의 노력을 다시 한번 깊이 되새기게 된다"며 "고인의 뜻과 행동이 오늘에 다시 살아나 정치가 모든 국민들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민주수호의 대한민국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합진보당도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고 김 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내는 동시에 박근혜 정권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홍성규 통진당 대변인은 "(고 김 전 대통령은)죽음 직전에까지 이른 모진 고초와 탄압 속에서도 한평생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을 위해 헌신하셨던 삶이었다"며 "어느 때보다 남북이 극한 대립으로 꽁꽁 얼어붙은 현 상황은 고인을 더욱 뜨겁게 생각나게 한다"고 말했다.
홍성규 대변인은 "역사의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려 40년 전 유신독재체제로 돌아가려는 박근혜 정권 앞에서 고인의 당부를 다시 기억한다"며 '자유로운 나라를 만들려면 정의롭게 행동하는 양심이 돼야 한다. 독재자에게 고개를 숙이고 아부하는 것은 용서 안 된다'는 고인의 말씀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대중 대통령 서거 5주기 추도식'에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보낸 조화가 출입문 옆에 놓여져있다.(사진=곽보연기자)
한편 이날 오전 10시 국립현충원에서 거행된 추도식에는 국회의원 60여명을 포함해 일반 추모객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차남 홍업, 삼남 홍걸씨 등 유가족과 추도식 위원장을 맡은 정의화 국회의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박영선 새정치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천호선 진보당 대표, 심상정 진보당 원내대표,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 등 정치권 주요 인사가 대거 참석해 고인을 그리는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