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물량의 이케아..대응전략은 '프리미엄'

입력 : 2014-08-21 오전 11:32:14
[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원스톱(One-Stop) 쇼핑이 가능한 초대형 매장이 가구업계의 신(新)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가구공룡 이케아의 상륙이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에 대응키 위한 국내 가구업계의 생존 전략이자 차별화 방안이라는 평가다.
 
올 연말 한국시장에 상륙하는 이케아(IKEA) 1호점인 광명점은 세계 최대 규모로, 가격과 물량 면에서 국내 가구업계가 정면으로 맞서기에는 버거운 실정이다. 상륙 이전부터 이케아만의 독특한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은 20~30대 젊은 층의 최대 선호품목으로 떠오르면서 흥행을 예고했다.  
 
때문에 국내 가구업계는 원스톱·초대형 매장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 확보에 몰두하는 한편 이케아의 빈 틈을 노릴 수 있는 차별화 전략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가구시장의 수요층과 패턴 등을 고려할 때 저가 전략으로 맞대응하기 보다는 고급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통한 프리미엄 전략을 최적의 대안으로 최종 낙점했다. 
 
◇가격 승부수?..프리미엄으로 대응
 
이케아의 가장 큰 경쟁력은 단연 '가격'이다. 여기에 북유럽 스타일의 디자인까지 더해지면서 젊은 층의 환호를 사고 있다. 특히 40~50대 중장년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에 민감한 1인가구나 새집 장만을 앞둔 신혼부부에게 선호도가 높다.
 
가격이 싼 반면 상대적으로 내구성이 약하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이케아 측도 몇 년이 지나면 바꿔야 할 소프트한 제품이라고 자사 제품을 설명했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에서 인테리어를 자주 바꾸며 집안 분위기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반대로 가구의 수명이 짧은 탓에 내집을 마련했거나 가족 단위로 거주하는 소비자 층에겐 오히려 적합하지 않다는 양날의 검이다.
 
가구공룡 이케아에 대응하고자 가구업계 1, 2위인 한샘(009240)현대리바트(079430)도 매장을 넓히며 대형화를 벤치마킹하고 있지만, 가격정책 면에서는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는 것도 이처럼 타깃층과 공략 전략이 상반되기 때문이다.
 
이케아가 20~30대의 젊은 층을 타깃으로 했다면 한샘은 그보다 연령층이 높은 40~50대를 주요 공략 대상으로 설정했다. 아무래도 소비 여력이나 규모 면에서 이들 40~50대는 20~30대를 압도할 뿐더러, 여론에서도 소비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지난 3월 오픈한 한샘 플래그샵 목동점 내부 모습.(사진=뉴스토마토)
 
한샘은 지난 3월 목동에 오픈한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의 플래그샵도 '프리미엄'에 초점을 맞췄다. 한샘의 최고급 부엌가구 브랜드인 키친바흐를 비롯해 이탈리아 나뚜지 에디션, 칼리아 이탈리아, 독일 코이노 등 수입 브랜드를 전시했다. 4층은 명품브랜드 가구관으로 전문 디자이너의 1대 1 맞춤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했다. 매장 분위기도 최대한 깔끔하고 세련되게 꾸몄다.
 
이케아는 가구를 포함해 생활용품 등 디스플레이 제품까지 한 공간에서 판매하기 때문에 인테리어에 최대한 많은 소품을 진열한다. 매장 자체가 다소 산만하고 복잡해 보일 수 있지만, 가구와 소품간 조합을 눈으로 직접 확인한 상태에서 구매할 수 있다는 면에선 긍정적이다.
 
◇지하 2층 생활용품관.(사진=뉴스토마토)
반면 한샘 매장은 최소한의 소품으로 공간을 연출해 다소 밋밋하지만 고급스런 분위기를 강조했다. 대신 조명이나 데코용품은 따로 마련한 지하 1층 공간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이케아를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공략하는 타깃층이 다르기 때문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중저가를 선호하는 소비층은 일정 부분 겹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매장수 확대..소비자 접근성 강화
 
업계 2위 현대리바트 역시 이케아와 맞서기 위해 지난 18일 5100㎡(약 1550평) 규모의 초대형 매장을 오픈했다. 지역은 서울 용산역에 위치한 아이파크몰로, 복합쇼핑몰 한 개 층을 단일 브랜드 매장으로 꾸미는 과감성을 보였다.
 
◇지난 18일 용산역 아이파크몰에 문을 연 리바트스타일샵 내부 모습.(사진=뉴스토마토)
 
현대리바트 매장 가운데 최대 규모라고 하지만 이케아 광명점 규모에 비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대신 이케아보다 접근성은 유리하다.
 
아이파크몰에는 현재 백화점과 전문식당가, 전자기기 전문관, 멀티플렉스 영화관, 대형마트 등이 운영되고 있으며, 일일 평균 이용 고객수가 최대 60만명에 달한다. 특히 리바트 매장(7층)이 위치한 리빙관에는 4층부터 6층까지 다양한 브랜드의 가구매장이 들어와 있어 소비자는 타 브랜드와도 비교해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이케아 1호점은 광명역과 맞닿아 있지만 소비자 접근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광명역에서 지하철 1호선과 KTX를 이용할 수 있지만, 지하철의 경우 금천구청역에서 한 정거장만 연장돼 있으며 배차시간도 30분 이상 걸린다. 다만 현재 코스트코가 입점해 있고, 롯데프리미엄아울렛이 이케아 1호점 오픈과 비슷한 시기에 문을 열 예정이라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국내 가구업계는 세계 최대 규모로 한국시장에 발을 내딛는 이케아를 규모 면에서 따라갈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때문에 국내 가구업계는 꾸준히 매장을 늘려 소비자와의 접근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소비자와의 친밀도를 높여 눈에 띄는 자사 제품을 선택토록 유통망을 대거 확충한다는 것.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아이파크몰 전시장을 포함해 올 들어서만 5개의 리바트스타일샵과 신규매장을 포함한 11개 매장을 여는 등 공격적인 매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며 "B2C(기업과 고객간 거래)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면서 하반기에도 2개의 대형 전시장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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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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