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석유화학, 잇단 사고에 몸살..수급 비상

입력 : 2014-08-21 오전 10:25:00
◇석유화학 산업단지 전경(사진=뉴스토마토 DB)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한국과 일본 석유화학 기업들이 잇단 화재와 사고를 겪으면서 부타디엔과 합성고무 수급에 반짝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21일 LG화학 등에 따르면, 지난달 충남 대산 위치한 부타디엔고무(BR) 일부 생산시설에서 가스 누출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다행히 사고가 난 라인은 가동하지 않는 유휴 시설이어서 전체 생산에는 차질이 없는 상황.
 
LG화학은 현재 스타이렌부타디엔 고무(SBR·14만5000톤)와 BR(18만톤), 니트릴부타디엔고무(NBR·10만톤) 등 전남 여수와 대산에서 총 57만톤 규모의 합성고무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가스 누출로 화재가 났지만 10분 만에 진화돼 생산에는 차질이 빚어지지 않았다"면서 "복구도 당일 곧바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의 BR가동률은 현재 90%대 후반으로, 사실상 풀가동 수준이다.  
 
일본 열도로 눈을 돌리면 상황은 한층 심각해진다. 인명사고와 화재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일부 업체는 원료 공급처를 급하게 변경하는 등 합성고무 생산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용수지, 합성고무, 정밀화학제품을 생산·판매하는 우베흥산은 지난 12일 지바현에 소재한 BR공장에서 1시간20여분간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생산능력 12만톤에 달하는 BR 공장은 사고 직후 두 개 생산시설을 멈춰 현재 한 개 라인만 가동을 재개한 상황이다. 이 회사는 공급 차질에 대응해 재고를 소진하는 한편 생산제품을 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베흥산 측은 지난 18일 "가동 중단된 설비의 조업 재개 시기는 미정이지만, 감독 부처의 허가를 받은 뒤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생산에 나설 것"이라면서 "합성고무를 구매하는 타이어 업체에 수급 상황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월23일에는 미에현 요카이치시에 소재한  JSR(전 일본합성고무) 합성고무 공장에서 현장 작업을 하던 직원이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재 정부의 안전감독 강화로 인해 SBR 생산라인을 정지한 상태다.
 
JSR의 연간 SBR 생산량은 12만5000톤 규모로, 세계 1위 타이어 업체 브리지스톤에 합성고무를 공급하고 있다. 사고 직후 브리지스톤은 JSR에서 받던 물량 일부를 금호석유화학 쪽으로 돌려 수급을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사고로 부타디엔 생산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지도 관심이다. 우베흥산과 JSR은 합성고무의 원료가 되는 부타디엔의 월간 사용량이 각각 5000톤 , 2000톤에 이른다. 연간으로는 각각 최소 6만, 2만4000톤에 해당하는 규모다. LG화학은 나프타분해설비(NCC)를 보유하고 있어 부타디엔 수급 문제에 있어 여유로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갑작스런 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일시적으로 합성고무와 부타디엔의 공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침체 일로인 석유화학 업계의 대세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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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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