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반군의 교전이 장기화돼 경제 회복이 지연될 것이란 우려감이 고조됐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경제 개혁을 시행할 환경이 조성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야르세니 야체뉵 우크라이나 총리는 "경제 잠재력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무너진 기간시설을 다시 짓는 데만 수십억달러가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친러시아 반군이 의도적으로 광산과 발전소, 철로를 공격해 경제 회복의 기반이 크게 훼손됐다는 분석이다. 교전이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는 상당수의 공장과 광산이 몰려있는 주요 산업지대다.
교전으로 사망자가 속출하는 것도 문제지만, 경제 위기가 점증하는 것도 정부에 엄청난 부담이다. 그러나 동부 사태는 몇 달째 악화일로를 걷고 있고 지금도 나아질 여지가 적어 보인다.
이날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반군의 최대거점지역인 도네츠크를 24시간 동안 집중 공격해 최소 민간인 43명이 사망하고 42명이 크게 다쳤다.
지난 4개월 동안 양측의 충돌로 총 2200여명이 숨지고 41만5000여명이 난민 신세로 전락했다.
◇교전이 벌어진 도네츠크 도시 (사진=로이터통신)
이처럼 사태가 장기화되자 경제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경제가 한동안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상황을 비관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우크라이나의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 6.5%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우크라이나 정부에 요구한 예산지출 삭감과 가스요금 인상 등의 조치가 차일피일 미뤄지는 것도 문제다.
파벨 셰레메트 경제부 장관은 IMF에 36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요청한 바 있다.
야체뉵 총리는 오는 29일이면 신청한 자금 중 14억달러를 얻고 나머지는 올해 안에 받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지만, 그의 바람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통화가치 하락세도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통화인 흐브리냐의 가치는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 달러화의 가치가 흐브리냐보다 13배나 높은 상황이다.
IMF가 통화시장에 인위적으로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까지 해 정부가 손쓸 수 도 없다.
티모시 애쉬 스탠더드뱅크 애널리스트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완화되지 않으면 흐브리냐 가치는 더 하락할 것"이라며 "이라며 "통화가치 하락은 물가상승과 경기침체 위기를 불러오고 은행과 공공재정에 더 큰 압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