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금융권 구조조정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은 여성 직원들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남직원 1명 줄어들 때 여성 직원은 2명꼴로 짐을 쌌다.
특히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생명 등 삼성 계열 금융사의 여성 직원이 20% 이상 줄며 감소세가 도드라졌다.
24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은행, 증권, 생명보험, 손해보험, 카드 등 5개 금융업종에서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39개 회사의 고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 상반기 전체 직원 수는 16만2908명으로 1년 전 대비 5033명(3%) 감소했다.
남자 직원은 8만7182명에서 8만5394명으로 1788명(-2.1%) 줄었고, 여성 직원은 8만759명에서 7만7514명으로 3245명(-4%) 감소했다.
남자 직원 한 명이 일자리를 잃을 때 여직원은 2명이 회사를 떠난 셈이다.
특히 삼성 계열 금융사 여직원의 감소폭이 컸다. 지난 1년 새 39개 주요 금융사의 여성 감소 인원(3245명) 중 2009명(62%)이 삼성 계열 소속이었다.
삼성카드는 여직원 수가 1665명에서 1031명으로 38.1%나 줄었고, 삼성증권과 삼성생명도 각각 34.2%, 26.3% 감소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올해 1월 고객상담서비스 질을 높이고 전문화를 하기 위해 기존 상담조직을 삼성카드 고객서비스회사로 분사를 했다”며 “전문상담회사 출범으로 상담 여직원들의 고용이 높아지고 안정화됐다”고 설명했다.
삼성 계열 금융사를 제외하면 전체 직원 수 감소율은 –3%에서 –1.6%로 절반 가까이 낮아진다. 여성 직원 감소폭도 –4%에서 –1.7%로 떨어진다.
업종별로도 삼성 금융 계열사가 속한 곳의 여직원 감소 비율이 컸다.
증권 업종(10개사)은 여직원이 1만313명에서 8779명으로 14.9%나 줄었고, 생명보험 업종(7개사)은 7781명에서 6691명으로 14%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두 업종의 남자 직원 감소율은 –9.9%와 –5.8%로, 여성보다 40~60% 이상 적었다.
동양증권 여직원 감소율이 -41.4%로 가장 높았고, 삼성증권(-34.2%), 대신증권(-25.6%), 우리투자증권(-16.4%), 하나대투증권(-9.3%) 순으로 높았다.
생보 업종(7개사)에서는 삼성생명의 감소세가 유일하게 20%대였고, 동부생명(-5.9%), KDB생명(-5.4%), 미래에셋생명(-5.2%) 등은 5%대에 그쳤다.
카드 업종(6개사)의 경우 여직원은 6125명에서 5556명으로 9.3% 줄어든 반면, 남자 직원은 5939명에서 6031명으로 오히려 1.5%가 늘었다. 업종 간 고용 추이 비교를 위해 카드사는 매출액 상위 '톱10'만 조사했다.
분석 결과 삼성카드(-38.1%)만 여직원 수가 40% 가까이 줄었을 뿐, 신한카드(-2.1%)와 롯데카드(-0.2%)는 감소폭이 미미했다. 그리고 현대카드(8.6%), 하나SK카드(2.4%), KB국민카드(1.3%) 등은 오히려 여직원 수가 늘었다.
은행 업종(8개사)은 남녀가 동일하게 0.3%씩 감소했고, 손해보험 업종은 1% 안팎 늘었다.
조사 대상 39개 금융사 중 1년 새 여직원 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지난 7월 대만 기업에 매각된 동양증권(-41.4%)이었다. 이어 삼성카드(-38.1%), 삼성증권(34.2%), 삼성생명(26.3%), 대신증권(25.6%)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남성 직원 수가 가장 많이 감소한 곳 역시 동양증권(-30.3%)이었고, 삼성증권(-25.6%), 신증권(-20.4%), 삼성생명(-9.3%) 순이었다. 여성 직원이 감소한 금융사는 25곳으로, 남성 직원이 줄어든 곳보다 4곳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