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쇼미더머니3'에 출연 중인 바비. (사진캡처=Mnet)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Mnet ‘쇼미더머니3’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1일 방송된 ‘쇼미더머니3’는 유료플랫폼 기준으로 평균 시청률 1.7%, 최고 시청률 1.8%를 기록했다. 지난 6월 22일 첫 방송에서 0.4%의 시청률을 기록한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인터넷상에서의 화제성을 감안하면 피부로 와닿는 ‘쇼미더머니3’의 인기는 더욱 뜨겁다. 대중들이 이처럼 힙합에 열광하는 이유가 뭘까.
◇랩퍼 바스코. (사진캡처=Mnet)
◇직접 쓴 가사로 털어놓는 솔직한 이야기..참가자간 갈등도
‘쇼미더머니3’는 참가자들이 랩으로 경연을 펼치고, 이를 통해 탈락자를 가려내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이런 형식의 프로그램은 ‘쇼미더머니3’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9년 방송된 Mnet ‘슈퍼스타K’로부터 시작된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은 MBC ‘위대한 탄생’과 SBS ‘K팝스타’로 이어졌고, 기성 가수들이 출연해 경연을 펼치는 MBC ‘나는 가수다’와 KBS ‘불후의 명곡’도 높은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다른 경연 프로그램과 ‘쇼미더머니3’ 사이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바로 ‘쇼미더머니3’의 참가자들은 자신들이 부르는 노래의 가사를 직접 쓴다는 점. 다른 경연 프로그램의 경우, 기존의 노래를 그대로 부르거나 재해석해서 부르는 방식을 따랐다. 이는 힙합의 음악적 특성 때문. 랩퍼들의 우위를 가릴 땐 어떻게 랩을 하느냐 뿐만 아니라 어떤 가사를 썼느냐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평가 요소가 된다.
‘쇼미더머니3’에선 참가자들의 랩을 통해 각자가 어떤 삶을 살아왔고, 현재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솔직한 속마음을 들을 수 있다. 시청자들의 입장에선 단순히 누가 더 공연을 잘하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참가자가 어떤 인생 스토리를 갖고 있는지에 귀를 기울이게 되다 보니 프로그램을 보는 재미가 배가 되는 셈.
자신의 속마음을 그대로 털어놓는 이런 힙합의 특성은 때로는 참가자간의 갈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참가자 올티는 "실력 없는 아이돌을 한 번 꼬집어야 된다고 생각했다"며 "내가 봤을 땐 그냥 무대 위에 진열된 예쁜 바비인형"이라고 YG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 연습생인 바비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후 올티와 바비의 경쟁 구도는 '쇼미더머니3'의 인기에 한 몫을 하고 있다.
◇B.I (사진캡처=Mnet)
◇실력파 프로듀서들 활약..힙합, 대중 속으로
대중들 사이에 힙합은 여전히 대중적이지 않은 음악이라는 인식이 남아 있다. 힙합의 수위를 넘나드는 표현 방식이 일반 대중으로부터 공감을 이끌어내기엔 힘든 부분이 있기 때문.
하지만 ‘쇼미더머니3’는 대중성면에서도 어필을 하고 있고, 여기엔 이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실력 있는 힙합 프로듀서들의 역할이 크다는 지적이다.
'쇼미더머니3'엔 산이, 타블로, 양동근 등 대중적으로 알려진 힙합 뮤지션들뿐만 아니라 도끼, 더콰이엇 등 대중가요 팬들에겐 다소 낯설지만 힙합신에선 톱클래스로 인정을 받는 프로듀서들까지 출연을 하고 있다. 이들이 프로듀싱한 참가자들의 무대는 일반 가요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줘 호평을 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 21일 방송에서 도끼와 더콰이엇이 바비와 함께 꾸민 'L4L'의 공연은 대중적으로도 사랑을 받을 수 있을 만한 무대였다. 이 노래는 각종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오르면서 대중성을 입증했다. 이 외에 B.I가 '쇼미더머니3'에서 선보였던 곡 'BE I' 역시 음원 차트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참가자 아이언의 경우, 지난 21일 방송에서 레게와 록의 요소를 함께 담은 공연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힙합은 폐쇄적인 장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던 일부 음악팬들의 생각과 달리, 힙합이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어우러질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인 것. 이를 통해 힙합이 대중적으로 충분히 사랑을 받을 만한 음악이란 점을 보여줬다.
◇육지담. (사진캡처=Mnet)
◇육지담·타래..논란의 출연자들
'쇼미더머니3'의 참가자들은 때론 예기치 않은 논란에 휩싸이면서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여고생 랩퍼인 육지담이 대표적인 경우. 육지담은 방송 초기,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과거와 관련된 글이 올라오면서 '일진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육지담의 아버지는 "절대 누군가를 상처 줄 아이가 아닌 것을 지담이 주위 사람이라면 모두 알고 있다. 딸에게 온라인상의 글이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말을 듣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오해를 풀어야할지 몰라 답답했다"며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육지담은 이후 경연 도중 가사를 잊어버리는 실수를 한 뒤 무반주로 "비트와 밀당을 하는 나. 힙합 밀당녀"라는 가사의 랩을 하면서 다시 한 번 화제의 중심이 됐다. 네티즌들은 육지담의 부족한 랩 실력을 꼬집었고, 육지담의 이름은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면서 관심을 받았다.
바스코는 개성 강한 음악적 색깔 때문에 논란에 휩싸인 케이스다. 지난 14일 방송된 '쇼미더머니3'에서 강렬한 록 성향의 음악을 선보인 바스코는 바비와의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뒀지만, 인터넷상에선 "바스코의 음악이 과연 힙합이냐, 록이냐"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다.
또 타래는 '쇼미더머니3'의 '악마의 편집'을 둘러싼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1대1 배틀에서 탈락한 타래는 프로듀서들의 평가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무대를 떠나버리는 돌발 행동을 했다. 이후 이에 대한 논란이 일자 트위터를 통해 “중간 박차고 나갈 정도로 예의 없이 살지 않았습니다. 말씀 듣고 나갔지요. 설마 선배들에게 그런 멘트 했겠습니까”라면서 제작진이 의도적인 편집으로 자신의 말과 행동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당사자들로선 달갑지 않을 수도 있는 논란들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논란들이 인터넷상에서 뜨거운 화제를 모으면서 ‘쇼미더머니3’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