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서울시는 석촌 지하차도 싱크홀들이 지하철9호선 공사 때문에 발생했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서울시는 28일 '도로함몰 원인조사·특별관리 대책 발표'에서 "민간 조사위원회 조사결과 석촌지하차도 동공 주원인은 지하철 9호선 실드공사"라고 발표했다.
조사위는 "석촌지하차도 지하철 공사구간(9호선 919공구)은 지질이 연약한 특성이 있다. 시공사도 현장조치 매뉴얼을 작성하는 등 지하차도 충적층 구간을 관리했지만 실제 공사 중 조치가 미흡해 동공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시공사인
삼성물산(000830)이 지반보강을 충분히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지반 보강은 지상에서 수직으로 구멍을 뚫고 채움재를 주입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지하차도에 많은 구멍을 뚫어야 하는 제약조건 때문에 채움재 투입이 터널 내부에서 수평방향으로 진행됐고, 이것 마저 충분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조사위는 실드 기계가 장시간 멈춘 위치 인근에서 대규모 동공이 다수 발생한 점, 시공이 완료된 터널 바로 위를 따라 연속 동공이 발생된 점, 석촌지하차도 중 지하철 공사 시행되지 않은 하선구간에선 동공이 발견되지 않은 점도 지하철9호선 공사가 싱크홀의 원인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증거로 제시했다. 제2 롯데월드와 석촌 지하차도 싱크홀의 연관성을 조사했지만,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고 조사위는 결론내렸다.
또 서울시는 화강·편마암 지질인 서울에서는 싱크홀이 발생하기 어렵다고 설명하며, 싱크홀 대신 '도로 함몰'로 표현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시는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지하철 9호선 현장에 계측기 703개를 설치해 경사, 침하, 균열 등을 감시할 예정이다. 주변 건물과 구조물에도 계측기를 설치하고, 계측기를 특별 관리할 기동점검반을 운영한다. 지하철9호선 공사는 시공사의 시공계획을 검토해 안전대책이 수립됐을 때 재개할 계획이다.
◇석촌 지하차도 입구에서 발견된 싱크홀(좌)과 보수 공사(중), 지하차도 하단에서 발견된 함몰 공간 내부(우)(자료=서울시)
이와 함께 서울시는 도로함몰 특별대책을 발생했다. 먼저 전체 하수관의 73%에 달하는 노후 하수관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것이다. 매년 노후 하수관 680km를 점검해 2021년까지 5000km를 점검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서는 1000억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고 보고, 중앙정부에 국비지원을 요청할 방침이다.
또 대형 굴착공사장의 관리를 강화한다. 모레, 점토, 자갈 등 충적층 터널공사 구간에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동공 발생 조사결과를 제출하도록 할 계획이다. 지하수 유출로 도로함몰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그 동안 지하수 영향조사 대상이 아니었던 대형 굴착공사장도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제시됐다.
그 동안 도로파손 신고만 기다리던 수동적인 전략은 적극적인 방향으로 바뀐다. 서울시는 첨단 탐사장비를 확충하고 송파, 영등포 등을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해 순찰 활동을 강화한다. 도로함몰 이력, 지역별 위험도 등이 보이는 ‘도로함몰 관리지도’도 구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