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서울 강남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인 ‘한국전력 본사 부지’ 인수전이 드디어 막이 올랐다.
사실상 삼성그룹과
현대차(005380)그룹 등 재계 1, 2위 기업간 양자구도로 경쟁이 가열될 경우 낙찰가 4~5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야말로 쩐의 전쟁이 시작된 셈이다.
한전은 29일 서울 삼성동 본사 부지 7만9342㎡에 대한 입찰을 다음달 17일까지 실시한다고 공고했다.
한전은 부지 감정가로 장부가 2조원보다 약 50% 가량 더 많은 3조3346억원을 제시했다.
◇한전부지 매입을 놓고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 한판 대결에 나선다.(자료=뉴스토마토)
한전 부지는 맞은 편 코엑스와 무역센터가 자리잡고 있어 유동인구가 많고, 특히 박원순 서울 시장의 2기 도시개발사업 가운데,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인 동남권 국제전시컨벤션산업 등과 연관된 땅이어서 몸값은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한전 부지 매입을 놓고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간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에 인근 부동산 및 빌딩 가격 역시 2년 새 30~50% 가량 뛰었다는 업계 설명이다.
유력한 후보로는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이 꼽히는 가운데, 특히 현대차는 한전 부지 매입 시 활용 계획 등을 발빠르게 내놓으면서 적극적이다.
현대차는 뚝섬에 있는 삼표레미콘 부지(2만7828㎡)에 110층짜리 신사옥 건립을 추진했으나, 서울시의 층수 규제 등으로 무산된 바 있다.
현대차는 대체 부지로 한전 부지를 선정하고, 이 곳에 글로벌 비전센터(GBC)를 포함한 ‘자동차 복합 랜드마크’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올초 한전 부지 매입을 위한 TFT를 구성했다.
삼성그룹 역시 100층 이상의 사옥을 조성해 삼성생명 등을 한데 모으며, 강남역과 삼성역을 연계한 삼성타운 건설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삼성생명이 지난 2011년 한전 본사 인근에 옛 한국감정원 부지를 사들인 바 있어 이 땅을 사들이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삼성그룹은 “공고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한편, 한전은 외국 법인이나 외국인의 단독 참여를 제한했다. 컨소시엄 형태로 지분율 50% 미만으로만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의 최대 부동산업체인 뤼디그룹(綠地集團)과 세계적 카지노그룹인 미국 라스베이거스 샌즈, 프랑스의 대형 건설업체 브이그 등이 한전 부지 인수를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