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한국전력(015760)이 작업 위험이 큰 전력공법을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모델로 둔갑시켜 시공업체에 발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일 새정치민주연합 전정희 의원은 한전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해 "한전이 공기업 최초로 도입했다고 주장하는 성과공유제 모델인 전력신기술은 발주처인 한전과 개발업체에만 이익을 줬고 시공업체에는 엄청난 손해와 위험을 초래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전 의원 측에 따르면 2001년 한전은 배전공사 중에 정전하지 않고도 작업하는 활선공법의 일종으로 D업체가 개발한 '전선이선공법'을 전력신기술로 인증, 초창기 시범사업을 거쳐 2004년부터는 거의 모든 배전활선공사 설계 때 이 공법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한전은 2001년~2012년 총 9만210건(공사비 2369억5400만원)의 공사를 진행했으며, 기존 공법보다 25%(781억원)의 공사원가를 절감했고 개발업체에 기술사용료로 약 466억원(59.6%), 시공업체에 108억원(13.8%)을 분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정희 의원은 "전선이선공법으로 한전은 20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고 개발업체는 466억원의 성과이익을 올렸지만 시공업체에게는 원가절감액 781억원이 아닌 108억원의 보조금만 줬다"며 "이 돈은 공사비 인하에 따른 위로금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이어 "25%의 원가절감은 고스란히 공사단가 인하로 이어져 시공업체에게는 막대한 손해를 끼쳤음에도 한전은 시공업체에게 업체당 2400만원만 나눠주고 상생협력 모델로 둔갑시켰다"며 "현장 적용성도 없는 신기술을 경제성이 있다는 이유로 동반성장으로 포장한 것은 공기업의 기본적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전선이선공법은 애초 전력신기술 심사평가에서도 현장실사 없이 지정됐고 작업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배전협력회사의 원성이 자자했었지만 한전은 갑(甲)의 위치에서 을(乙)의 목소리를 외면해왔다는 게 전 의원 측 설명이다.
전정희 의원은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은 일방적 시혜가 아닌 서로 윈-윈하면서 성장한다는 의미"라며 "국내 최대의 공기업인 한국전력이 진정한 동반성장을 실천하고자 한다면 경제성보다는 작업의 안정성에 비중을 둔 전력신기술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사진=뉴스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