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은퇴포럼)은퇴 후 행복, 현직생활이 좌우한다

[기획특집]즐거운 은퇴..<1부>은퇴도 전략이 필요하다
3저(低)1고(高) 쓰나미..직장 조기은퇴 현상 가속화
"평생 현역이 최고의 은퇴준비"

입력 : 2014-09-03 오후 4:22:05
[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 "네?" A씨는 지난 여름휴가 중에 일자리가 없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처음에는 웃음만 나왔다. 그는 00대학교 연구원에 소속돼 강의도 나가곤 했다. 기업에서 당장 돈이 안 되는 연구 조직은 일차적 구조조정 대상이 된다지만, A씨는 그것이 자기 일이 되자 너무나 막막했다. 이번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면 그의 두번째 딸이 태어난다.
 
◇직장 은퇴, 언제든지 다가온다
 
A씨와 같은 황당한 직장 은퇴는 남 일이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55~64세 취업 경험자의 평균 근속기간은 15년 4개월에 불과하다. 지난해보다 6개월이나 줄었다.
 
지난 3월 기준 고용보험 상실자는 62만3000여 명이다. 이중 비자발적 사유는 23만5000명에 달한다.
 
비정규직 근로자는 600만명이다. 전체 임금 근로자 대비 비정규직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2배다.
 
지난해 국회가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하는 법을 통과시켰으나, 제도기는 오는 2016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오비이락(烏飛梨落)으로도 볼 수 있으나, 이에 앞서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고용노동부 고령사회인력정책과 관계자는 "정년이 늘어나면 인건비 부담 때문에 인력 변동 우려가 있다"며 "합의 후 명예퇴직을 하는 경우 부당해고로 성립되지 않으므로 부당해고로 판단되면 개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성장·저금리·저출산·고령화..'가속도' 붙었다
 
문제는 직장 조기 은퇴 현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저성장·저금리·저출산·고령화 등 '3저(低)1고(高)' 쓰나미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큰 탓이다.
 
저성장은 일자리를 줄인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지난 2011년 3.7%, 2012년 2.3%, 2013년 3.0%로 지난 2002년 7%대 성장을 했던 이후 고성장 궤도는 화석이 됐다.
 
특히 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돼 핵심생산인구(25~49세) 비중의 빠른 감소는 한국 경제의 '동맥경화(動脈硬化)'를 야기한다.
 
생산인구 감소는 정부 재정을 악화시키고, 기초연금·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을 통한 노후 보장을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연금저축 등 개인연금은 언감생심, 직장에 다녀야 쌓이는 퇴직연금은 잦은 이직으로 좀처럼 모이지 않는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할 것이란 우려는 일부 비관론자의 얘기가 아니다. 정부가 그렇게 보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이끄는 새 경제팀은 경제성장률 목표를 기존 3.9%에서 3.7%로 하향 조정했다. 
 
사정이 이렇다면 돈이라도 모을 수 있어야 하지만, 저금리는 그것을 방해하고 있다. 은행 예금금리는 사상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시중은행의 1%대 금리로는 물가상승률도 따라갈 수 없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를 보면 9월 종합경기 전망치는 93.1로 4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하회했다.
 
김용옥 전경련 경제정책팀장은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방향 발표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경기 회복세가 미약해 기업의 경기 전망은 아직까지 나아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생 학습 시대가 열렸다. 어르신들이 서점에서 책을 읽고 있다. (사진=김동훈 기자)
 
◇아프면서 오래 산다.."현직에 있을 때 미리 준비해야"
 
수명이 70세 안팎이고 고성장과 고금리가 절정이던 시절에는 60세 무렵까지 열심히 일하면서 예금이나 부동산으로 돈을 모은 뒤 10년쯤 은퇴 생활을 즐기면 됐었다.
 
하지만 이제 100세 시대다. 과거보다 오래 살게 된 것은 축복이지만, 준비가 부족하면 재앙이다.
 
노동 능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갑자기 아프기라도 하면 빈곤의 늪으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지난 2011년 기준 기대여명은 81.20세이지만, 건강수명은 70.74세다. 10년 정도는 아프다는 얘기다.
 
강창희 미래와 금융 연구포럼 대표는 "저금리로 돈이 모이지도 않고 부동산 시장도 전망이 불투명한데 100살까지 살아야 한다"며 "일하다가 다시 공부하고 새로운 일을 하면서 '평생 현역'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작심하고 노후 준비를 미리 하지 않으면 은퇴를 즐기기 어렵게 됐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2030 세대는 100세까지 일할 수 있도록 몸값을 높이는 노력을 꾸준히 하고, 40대부터는 자신 건강과 '자녀 뒷바라지 리스크(위험)'도 준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또 50대부터는 부채를 정리하고 부동산에 편중된 자산 구조를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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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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