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렌토·카니발 월별 판매량 추이.(자료=현대·기아차)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현대·기아차의 내수 판매량에 비상등이 커졌다. 주력차종 대부분의 판매 실적이 매월 후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구원투수로 나섰던 제네시스와 쏘나타, 카니발마저 판매량이 급락하면서 신차효과는 실종됐다는 평가다. 현대·기아차로서는 한숨이 커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여름휴가로 조업일수가 감소한 데다 통상임금을 둘러싼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지만, 이 같은 시장의 냉담한 반응은 당초 예상과 크게 다르다는 게 현대·기아차 내부 목소리다.
현대차(005380)는 8월 국내에서 4만8143대를 판매했다. 표면적으로는 전년 동월(4만7680대) 대비 판매량이 1.0% 증가했지만, 지난해 9월(4만6257대) 이후 11개월 만에 5만대를 밑도는 극심한 부진이라는 게 정확한 진단이다.
차종별로 보면 아반떼를 제외한 전 차종에서 전월 대비 판매량이 줄었다. 아반떼는 지난달 8194대가 팔리며 전년 동월 대비 3.7%, 전월 대비 9.1% 증가하며 위안이 됐다.
◇현대차 신형 소나타.(사진=현대차)
반면 현대차가 야심차가 꺼내든 신차 제네시스와 쏘나타는 전월 대비 감소세를 보이며 출시효과가 상당 부분 희석됐다. 제네시스는 현대차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쏘나타는 큰 폭의 수익을 장담하며 당당하게 출격했다.
제네시스는 8월 한 달 간 2100여대가 팔렸다.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는 165% 가까이 폭증했지만, 전월 대비로는 30.6% 감소하며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제네시스는 지난 6월 전월 대비 32.1% 반짝 상승 곡선을 그린 것을 제외하면 3월 -23.5%, 4월 -6.9%, 5월 -8.0%, 7월 -15.5% 등 하향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쏘나타 역시 신차가 나온 넉 달 전인 지난 4월 전월 대비 226.6% 상승한 것을 빼면 3월 -7.3%, 5월 -11.1%, 6월 -21.1%, 7월 -7.0%, 8월 -27.2% 등 갈수록 판매가 크게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국민차로 불리며 현대차의 대표 수익모델로 자리 잡았던 점을 감안하면 암담한 성적표다. 현대차가 이미지 추락을 떠안고서라도 급히 택시로 출시시킨 이유다.
기아차(000270)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달 국내 판매가 신형 카니발 등 신차 출시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월 대비 7.7%, 전월 대비 14.9% 각각 줄어들면서 부진한 성적을 이어갔다.
신형 카니발은 출시된 6월 국내에서만 2684대가 팔리며 흥행 조짐을 보였다. 이어 7월에는 무려 8740대가 판매되며 당월 기아차 베스트셀링 모델을 차지하는 등 폭발적인 판매고를 기록했으나 지난달에는 4841대가 팔리는 것에 그치며 전월 대비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기아차는 이달부터 본격 출고되는 올 뉴 쏘렌토를 앞세워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지만, 노조의 파업이 점차 현실화되면서 생산량 걱정까지 떠안게 됐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판매량 감소에 대해 하계휴가에 따른 근무일수 감소와 노조 부분파업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통상 한두 달이면 받아볼 수 있던 카니발의 경우에도 출고 적체 현상으로 두달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7월에는 영업일수가 19일이었던 만큼 하계휴가와 부분파업 등으로 공급 부족이 컸다"며 "하반기에는 휴가철과 임단협이 마무리되면서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아차 올 뉴 카니발.(사진=기아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