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하나기자] 증권사들의 고객잡기 경쟁이 치열하다. 거래수수료 면제에 이어 통신비 지원 등의 이벤트가 줄을 잇고 있다. 휴대폰 신규 개통 수요를 주식 투자와 연결하고, 일정 금액 이상의 거래를 지속하며 증권사가 제시한 조건을 충족할 경우 매달 통신비를 지원해주는 방식 등이 동원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최근 신규 고객 유치와 기존 고객의 거래 활성화를 위한 이벤트를 적극 마련하고 있다. 특히 통신사와 휴대폰 오픈마켓 등과 제휴해 통신비나 스마트기기의 할부금을 지원하는 이벤트가 활발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를 통한 주식 거래가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다"며 "스마트 기기와 통신비 관련 지원 이벤트를 통해 고객에게 보다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수 있어 긍정적이고 현재까지 반응도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 이벤트는 계속된다..통신비 지원 등 이벤트 '봇물'
실제로 여러 증권사들은 기존 고객과 잠재 고객을 사로잡기 위한 통신비 지원 관련 이벤트를 다양한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자료=각 증권사 홈페이지 캡쳐)
유진투자증권(001200)은 지난 1일 휴대폰 오픈마켓 착한텔레콤과 제휴해 오는 30일까지 휴대폰 요금을 지원하는 이벤트를 실시한다. 이벤트 참가 방법은 전국 주요 은행 영업점에서 유진투자증권 은행연계계좌를 개설한 후 착한텔레콤 홈페이지(www.goodmobile.kr)에서 휴대폰을 구매하고 이벤트 신청 버튼을 클릭하면 된다. 매달 스마트폰 주식거래 금액이 100만원 이상일 경우 월 통신비 1만5000원을 지원받아 연간 최대 18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KDB
대우증권(006800)은 지난 4월에
KT(030200)와 제휴해 'KDB대우증권-KT 통신비지원 서비스'를 출시했다. 서비스의 대상은 KT 휴대폰을 4월28일 이후 개통한 고객으로, KDB대우증권의 CMA와 위탁계좌를 개설하고 통신요금 자동이체를 등록한 사람이다. 개통일을 포함해 31일 안에 CMA계좌로 자동이체를 등록해야 한다. 이 서비스에 가입한 고객에게는 24개월 동안 매월 5000원, 총 12만원이 지원된다. 또한 거래 실적과 금융상품 가입 등에 따라 추가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대신증권(003540)은 지난 1월부터 올 연말까지 MTS '사이보스 터치'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통신비와 스마트폰 할부금을 지원하는 'The 알뜰한 혜택' 이벤트를 하고 있다. 사이보스터치로 거래하는 신규고객과 지난해에 거래가 없었던 기존 고객 등에게 1년동안 주식과 ETF 거래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월 100만원 이상 주식, EFT 거래를 하는 고객에게는 매달 단말기 할부금을 지원하고, 거래 금액에 따라 월 최대 5만원의 통신비도 준다.
KB투자증권도 1월부터 연말까지 최신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통신비를 월 최대 7만원 지원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대상은 최신 스마트폰을 신청하고 스마트폰 앱 'KB 스마톡S'로 월 100만원 이상 주식 거래를 하는 고객이다. 거래금액별로 월 최대 7만원씩 24개월을 지원하며, 최신 단말기는 KB투자증권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또한
SK브로드밴드(033630)는 KB투자증권 계좌로 주식을 거래하는 가입자들에게 월 주식거래 실적에 따라 통신비를 지원하는 'KB제휴지원 서비스'를 지난달 26일부터 시작했다. 월 주식거래 실적에 따라 B TV 등 상품의 이용금액을 지원해 준다. KB투자증권 계좌의 월 주식거래 금액이 매수, 매도를 합쳐 500만원 이상이면 월 1만3090원을 지원하고, 100만~500만원이면 월 5000원을 지원한다.
하이투자증권은 올 연말까지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구입하는 이용자에게 월 할부금을 지원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주식이나 선물계좌 보유 고객이면 누구나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하이투자증권의 스마트폰 증권매매 애플리케이션인 ‘스마트하이’ 또는 태블릿 전용 애플리케이션인 ‘스마트하이T'를 이용하여 매월 100만원 이상의 매매조건(주식, 선물, 옵션 합산가능)을 달성하면 단말기 월 할부금을 24개월간 지원한다.
신한금융투자도 통신료 지원 서비스인 스마트PAY(페이)백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계좌 보유 고객을 대상으로 알뜰폰 통신료 지원 서비스와 스마트폰과 태블릿 개통 시 혜택을 주는 것 등이 있다.
온라인 채널을 통해 지정 상품을 가입할 경우 혜택을 주는 경우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온라인 채널을 통한 펀드 가입 고객에게 통신비를 지원하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e펀드와 함께 하는 통신비 지원금 이벤트'는 홈페이지·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로 펀드에 가입한 고객에게 통신비를 지원해준다. 매달 20만원 이상 3년 이상 자동이체를 신청한 고객은 월 5000원을, 1000만원 이상 가입고객에게는 금액별로 월 최대 3만원을 이벤트 종료 후 3개월간 지원한다.
(사진=뉴스토마토DB)
◇ 소비자 반응은 엇갈려..출혈 경쟁 우려도
이처럼 증권사들의 풍성한 이벤트에 소비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기존에 주식 등 거래를 했던 고객은 접근이 쉬어 서비스를 이용할 만 하지만, 하지 않았던 사람에게는 복잡하게 느껴져 별 매력이 없어 보인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모(31)씨는 "평소 주식 거래를 하고 있는데 거래 증권사 홈페이지를 통해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통신비를 지원 받는 이벤트를 확인하고 참여하게 됐다"며 "어차피 휴대폰도 사용해야 하고 거래도 꾸준히 하기에 조건이 맞아 조금의 혜택이라도 얻을 수 있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모(29)씨는 "휴대폰을 바꾸려고 알아보다가 증권사와 연계한 통신비 지원 서비스를 알게 됐다"며 "하지만 주식 거래를 하지 않아 새로 계좌를 만들고 매달 요구 거래 조건을 맞추기도 어려울 것 같아 귀찮아서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혜택을 받기 위한 노력에 비해 할인 폭이 그렇게 크지 않아서 거래를 하던 사람에게는 좋을 지 모르겠지만,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에는 별 메리트가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무료 수수료 경쟁에 이어 출혈 경쟁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 선점을 위해 증권사들이 서로 경쟁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지만, 수수료 무료 이벤트에 이은 통신비 지원 이벤트가 출혈경쟁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나 신시장 발굴 등의 질적으로 업그레이드된 서비스 제공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