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앵커 : 시중은행과 금융공기업들의 노조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가 오늘 하루 총파업을 벌였습니다. 파업 참가율이 예상보다 낮아 은행 지점에서 큰 혼란은 없었습니다.
이와 별개로 외환은행 노동조합은 하나은행과의 조기통합에 대한 직원들의 찬반 의사를 묻기 위해 따로 모였지만 투표를 실시하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경제부 이종용 기자 연결합니다. 이 기자, 오늘 금융노조 파업에 대해서 먼저 알려주시죠.
기자 : 전국금융산업노조가 관치금융 철폐와 낙하산 인사 저지, 금융공기업에 대한 복지축소 중당 등을 요구하며 오늘 하루 총파업을 벌였습니다. 노조는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으면 조만간 2차와 3차 총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금융노조는 당초 6만명 이상의 조합원들이 파업에 참석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실제 인원은 1만여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각 금융사별로 이해관계가 엇갈리는데다 어제 저녁부터 비가 내리면서 참석률이 줄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파업에는 국책은행의 참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기업은행은 전체 직원 1만2000명 가운데 4분의 1 이상이 참여해 가장 높은 파업 참가율을 보였습니다. 일반 시중은행의 파업 참가율은 높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은행 영업점에서의 업무도 거의 정상적으로 돌아갔습니다.
앵커 : 다행이 은행 고객들의 큰 피해는 없었군요. 특이하게 시중은행들 가운데 외환은행이 금융노조와 별개로 전 직원을 따로 모았다고 하던데, 무엇 때문인가요?
기자 : 외환은행 노동조합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조기 통합에 대한 직원들의 찬반 의사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 화곡동의 모 체육관에서 조합원 총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지금 하나금융지주에서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당초 노사 합의보다 3년 앞당겨 추진중인데요, 외환은행 노조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노조는 오늘 조합원 총회에서 직원들의 의견을 묻기로 했습니다.
원래 오전 11시부터 조합원 총회를 열고 직원들의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굳은 날씨 때문에 직원들이 도착하는 시간이 늦어지면서 총회 시간을 오후 늦게 미뤘습니다.
전 직원이 평일 업무 시간에 모이는 만큼 은행 노사가 본점과 지점에서 충돌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오전에 외환은행 본사 출입구 앞에 일부 경영진들이 나와 있자 노조는 총회에 참여하려는 직원들을 억류하고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또 외환은행의 지방 지점에서는 조합원 총회에 참석하는 직원 버스를 지점장 차로 막자 직원들이 차량을 밀어내는 영상이 페이스북에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앵커 : 오늘 총회는 결국 무산됐죠? 이유가 뭔가요?
기자 : 시간이 늦어지면서 외환은행 노동조합 총회는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합원 총회가 성립하려면 전체 6000여명 가운데 3분의 2 이상인 3500명 가량이 참석해야 합니다. 하지만 여섯시 현재까지 노조 추산 1400명 가량이 참석해 정족수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아마 일부 지방에서 올라온 조합원은 다시 이동해야 하는 만큼 오늘 표결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일단 총회가 무산되면서 하나금융지주를 비롯한 외환은행 경영진은 한숨 돌린 표정입니다.
만약 이번 직원 투표에서 반대가 압도적이었을 경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을 추진하는데 부담이기 때문입니다. 두 은행의 통합에 인가를 해주는 금융위원회가 양 은행 통합 문제에 대해 은행의 노사 합의를 전제조건으로 한 바 있습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낼지도 주목됩니다. 두 은행의 은행장이 이미 조기통합을 선언했고, 지난달 말에 이사회를 열어 조기통합을 의결하려다가 노조의 반발이 거세 잠정 연기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외환은행 노조와 경영진 간의 갈등이 더욱 증폭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노조는 오늘 조합원총회가 노동법에 따른 합법 활동인데 사측에서 본점 직원들을 전원 조기출근시키는 등 참여를 방해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방해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면서 사측의 가담자들의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뉴스토마토 이종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