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야심작 '뉴 SM7 노바'..구원투수? '글쎄'

입력 : 2014-09-04 오후 6:42:46
 
◇뉴 SM7 노바 주행 모습.(사진=르노삼성차)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르노삼성차가 야심작 '뉴 SM7 노바'를 꺼내들었다. '노바'(Nova)는 신성(新星)이라는 의미의 라틴어로, 새롭게 떠오르는 유러피안 프리미엄 세단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르노그룹이 소재한 프랑스에서 탄생한 신성을 통해 국내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역으로, 이는 뉴 SM7에 르노의 자존심이 걸려 있다고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박동훈 르노삼성차 부사장은 "뉴 SM7 노바는 르노자동차가 한국 시장만을 위해 특별히 개발한 차"라며 "프랑스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뉴 SM7을 통해 기존 국산차와는 다른 성능과 주행감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럽이 명차들의 본고장이라고 하지만 프랑스는 아직 낯설다. 국내시장을 열광시키는 수입차의 광풍 앞에는 독일차가 수식어처럼 따라 붙는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발표한 8월 수입차 신규등록대수 현황을 보면 브랜드별 등록대수 1위는 BMW, 2위는 메르세데스-벤츠, 3위는 아우디, 4위는 폭스바겐으로, 상위권 탑4를 모두 독일차가 휩쓸었다.
 
이 같은 독일차에 대한 압도적인 선호를 딛고 프랑스의 예술적인 매혹을 느끼게 할 만한 매력이 "프랑스에서 특별히 한국시장만을 위해 개발했다"는 뉴 SM7에 담겨 있을까. 겉으로 드러난 외관만으로는 상당히 부족해 보인다. 자칫 르노삼성의 실적은 물론 르노의 자존심까지 다칠 수 있다.
 
검증이 필요했다. 4일 '뉴 SM7 노바'의 두 가지 트림 가운데 하위 트림인 VQ25 RE를 타고 부산 동백섬 입구에서 울산 간절곶을 거쳐 동래 베네스트CC까지 이어지는 국도와 고속도로 약 80㎞를 직접 시승했다.
 
일단 외관 디자인에 대한 변화를 찾기 어려웠다. 양쪽 헤드램프를 잇는 전면 그릴과 정중앙 프론트 디자인을 비롯한 전면부 디자인에만 변화를 줬다. 완전 변형이 아닌 부분 변형도 큰 변화를 기대하기 힘든 이유다. 내부 디자인 역시 잘 정돈된 정갈한 느낌은 있었으나 고급 세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난함에 그칠 뿐, 르노삼성차가 강조한 'Better & Different' 콘셉트와는 어울리지 않았다.
 
◇뉴 SM7 스마트 미러링 시연 모습.(사진=원나래기자)
 
다만 국내 완성차 업계 최초로 와이파이(Wi-Fi) 통신을 활용한 '스마트 미러링' 시스템은 생소하면서도 신선했다. 스마트폰과 차량의 모니터가 와이파이로 연결되면 별도의 차량 내비게이션이 필요치 않다. IT기술과 접목된 엔포테인먼트의 적용은 운전자의 편의를 높였다.
 
다만 SK텔레콤의 길안내 서비스인 T-Map과 연동해 시스템을 적용해 보았지만 시스템이 아직 완벽하게 구현되지는 못했다. 출시 이후에는 KT, LG유플러스 등의 이동통신사로 사용을 확대해 시스템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도록 재정비하겠다는 게 르노삼성차의 설명이다.
 
최근 트렌드로 떠오른 연비에 대한 만족도로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뉴 SM7은 마그네슘 판재 적용으로 차의 중량을 낮췄음에도 경쟁사 모델 대비 연비에서 뒤쳐진다. 뉴 SM7의 복합연비는 VQ25엔진 10.2㎞/ℓ, VQ35엔진 9.4㎞/ℓ로 경쟁차종으로 지목한 그랜저(2.4:11.3㎞/ℓ, 3.0:10.4㎞/ℓ)와 견줘볼 때 차이가 난다.
 
이에 대해 박동훈 부사장은 "경쟁사 모델 대비 연비가 낮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뉴 SM7 노바의 주 타깃층이 40대 후반~50대라는 점에서 이들 고객이 진정한 가치를 어디에 둘 것인가 생각해 보면 정숙성, 주행성능, 내구성 등에 강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자동차 전문 조사기관 워즈(Ward`s)가 14년 연속 선정한 세계 10대 엔진 중 하나인 닛산 VQ 엔진 블록을 통해 한층 고급스럽고 부드러운 주행성능을 보여주는 점은 뉴 SM7의 매력도를 높이는 대목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전체적으로 딱히 차별화된 포인트를 찾기 어려움에도 뉴 SM7은 차별화를 말한다. 박동훈 부사장은 "뉴 SM7은 'Better & Different'라는 콘셉트를 통해 '남들이 타는 차를 타지 않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현대차 그랜저를 타깃으로 삼았다. "그랜저에 식상함을 느끼는 소비자들에게 뉴 SM7은 최적의 대안을 제공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달리 보면 그만큼 시장에서 SM7을 찾기 어렵다는 비정한 현실에 기인한다. 제조사 입장에서야 '나도 타고, 남들도 다 타는, 대중화된 잘 팔리는 차'를 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남들 다 타는 차의 틈새를 노려 나만의 포지션을 갖겠다는 것은 그만큼 목표 자체가 좁아들 수밖에 없다.
 
걱정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포지션에 대한 우려는 뉴 SM7을 갸웃거리게 만드는 주된 이유다. 그랜저가 디젤모델을 출시하며 세단의 디젤화 흐름에 편승한 것도, K7이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하며 차별을 꾀한 것도 모두 생존을 위한 변신이었다. 그럼에도 성적은 형편 없다. 세단에서 RV로의 시선 이동과 함께 어정쩡한 포지션은 K7의 자존심을 무참히 꺾었다.
 
특히 뉴 SM7이 주 타깃으로 삼은 40대 후반~50대는 눈을 조금만 높이면 제네시스를 손에 쥘 수 있다. 비슷한 급에는 그랜저와 K7 등 한층 인지도 높은 모델들이 터주대감처럼 시장을 지키고 서 있다. 아래로는 쏘나타와 K5, SM5 등이 즐비하다. 눈높이를 맞추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르노삼성차는 뉴 SM7 판매 목표대수를 월 800~1000대 이상으로 잡았다. 이를 통해 올해 연간 판매목표인 8만대 이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장담했다. 냉정한 시장의 평가대 앞에 뉴 SM7 노바가 섰다. 과거 SM시리즈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 지 첫걸음이 내딛어졌다.
 
 
◇뉴 SM7 노바 측면부 모습.(사진=르노삼성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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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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