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국토교통부가 사실상 사문화된 법률인 택지개발촉진법을 애써 공개 폐지했다. 집값 상승 등 긍정적 시그널을 시장에 전달하기 위한 정부의 '쇼(show)'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과잉 공급,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재정 악화 우려에 따라 위례신도시 이후 신도시 지정은 중단됐지만 정부 의지를 알리기 위해 공개석상에 대중을 향해 폐지를 선언했다.
국토부는 지난 1일 부동산대책을 발표, 2017년까지 LH의 대규모 공공택지 지정을 중단키로 했다.
택촉법은 도시지역의 시급한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해 주택건설에 필요한 택지의 취득, 개발, 공급 및 관리 등에 관해 특례를 규정한 법률로, 1980년 12월 제정됐다.
대규모 주택 공급을 위한 신도시 지정의 기반이 되는 법률이지만 신도시 조성계획 자체는 국토부의 결정에 달려있다.
즉 국토부에 신도시 추가 조성 계획이 없다면 애초에 택촉법은 유명무실한 법률이다. 택촉법 폐지를 위해서는 입법 기관인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는 상징적인 의미일뿐 국회의 동의를 얻지 못한다 해도 신도시 추가 지정 여부는 결국 국토부의 주택공급량 분석에 따라 결정된다.
LH에 따르면 수도권에서는 2007년 인천검단과 동탄2신도시, 파주운정3 이후 신규 신도시 지정이 끊겼다. 7년째 택촉법에 따른 대규모 신규 신도시 지정은 현재 없다. 2008년 분양가상한제 도입에 따른 밀어내기 공급과 보금자리주택 공급에 의한 수요감소로 대규모 택지 공급은 사실상 중단됐다.
오히려 2009년과 2010년 오산세교3지구와 인천검단2지구가 지정됐지만 각각 2011년 5월과 2013년 5월 해제·취소됐다. 최근 3년간 전국에서는 오산세교3지구와 인천검단2지구를 포함해 6곳이 지정 해제·취소됐다.
◇최근 택지개발지구 지정 해제·취소(자료제공=국토부)
유명무실한 법률의 대대적인 공식 폐지는 부동산시장 부양에 대한 공개적 의사표현으로 풀이된다.
허명 부천대 교수는 "택촉법은 대규모 택지를 지정하기 위한 법이지 당초 신도시를 짓고 안짓고는 국토부의 뜻에 달렸다"며 "택촉법 폐지는 과잉공급에 따른 부동산시장에 불안 심리를 해소하기 위한 전시용 행정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실제 내년 1만4000여가구가 입주, 공급과잉이 우려됐던 동탄2신도시는 추가 신도시 지정 중단 소식에 소강상태를 보였던 거래 시장이 다시 활기를 보이고 있다.
동탄2신도시는 내년 상반기에만 7700여가구가 입주하고, 총 11만5800여가구가 계획된 대규모 신도시다.
동탄 동천태양공인 관계자는 "택촉법 폐지로 당장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심리적인 효과가 큰 것으로 보인다"며 "마지막 신도시라는 생각과 정부가 부동산살리기에 올인을 하는 모습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